"영란메뉴 신설에 가져온 술 무료”…외식업계 대책마련 ‘요지경’

김영란법 시행 앞두고 외식업계 대책 마련 분주
1인당 3만원 이하 일명 '영란메뉴' 잇달아 출시
영란메뉴 걸림돌 주류 해결 위해 '코르키지 무료' 혜택도
  • 등록 2016-09-28 오전 8:18:31

    수정 2016-09-28 오전 8:18:31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 시행으로 외식업계는 3만원 이하 메뉴를 내놓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서울 광화문, 세종시, 대전 등 정부청사가 몰려 있는 지역과 회사가 밀집한 여의도 일대 고급 식당을 중심으로 이런 움직임이 활발하다.

(사진=해우리 제공)
남도음식점 ‘해우리’는 2만9000원짜리 저녁 정식 메뉴를 선보였다. 메뉴 이름도 ‘란이한상’으로 붙였다. 홍보 포스터에는 ‘영란법 걱정마세요!’라는 문구를 새겨넣었다.

단, 란이한상 세트는 하루 선착순 5팀 한정 판매한다. 또 기존 저녁 메뉴처럼 코스 형태로 차례차례 음식이 나오지 않고, 한번에 차려 내는 것도 특징이다.

해우리 관계자는 “해우리는 대부분 점포가 룸 형식으로 구성돼 있는데 코스 형태로 차례차례 음식을 제공하다 보면 아무래도 손이 많이 가 직원도 늘려야할 뿐만 아니라 테이블 회전율도 떨어진다”면서 “불가피하게 기존 코스 형태 대신 한상차림 형태로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우리는 앞으로 한 달 동안 란이한상 판매 결과와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관련 메뉴를 확대 적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불고기 전문 체인점 불고기브라더스 광화문점 등에는 2인분에 5만9800원, 3인분에 8만6900원인 ‘스키야키 불고기 세트’가 최근 신설됐다. 1인당 3만원 이하 상차림에는 메뉴판에 ‘김영란’이라는 원형 마크를 붙였다.

명동 코스요리 전문 중국 음식점 동보성도 10월 4일부터 2만7000원짜리 런치메뉴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런치메뉴(3만3000원)보다 6000원 저렴하다. 가격을 3만원 이하로 낮추는 대신 코스요리에 제공되는 요리의 가짓수를 기존 5가지에서 4가지로 줄였다.

동보성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3만원 이하 메뉴를 요구하는 손님들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3만원 이하 코스요리 메뉴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여의도 인근 한우전문점들은 대부분 28일부터 새로운 메뉴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1인분당 180g 4만원에 팔았던 메뉴를 100g으로 줄이고 가격도 3만원 이하로 조정했다.

그러나 문제는 2만9000원 메뉴를 만들더라도 술까지 추가로 시키면 1인당 식대가 3만원을 넘어간다는 점이다. 세명이서 4000원짜리 소주 1병을 마시면 1인당 식대가 3만원을 넘는다.

이 때문에 일부 식당들은 주류를 아예 무료로 제공하는가 하면 고객이 식당에서 직접 가져온 술을 마실 때 내는 ‘코르키지’ 면제를 선언했다.

해우리는 28일부터 란이한상을 주문한 소비자에게는 1만~2만원 상당의 코르키지를 받지 않기로 했다. 대신 테이블 회전율을 고려해 홀 테이블 이용시로 적용 대상을 제한했다.

여의도의 한 한식당은 메뉴 홍보 차원에서 2인 이상 주문 시 소주나 맥주 한 병을 제공하는 방식의 이벤트를 올 연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녁 장사는 술이 남는 건데 김영란법 때문에 주류 매상까지 포기하게 생겼다”면서 “메뉴 가격까지 낮췄는데 주류 판매까지 어려우니 죽을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