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군교육사령부는 ‘원활한 교육훈련 시행을 위해 수신자 기준으로 하루에 1건만 인터넷 편지 작성이 가능하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다. (사진=공군교육사령부 기본군사훈련단 홈페이지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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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다른 사람이 이미 편지를 쓴 뒤라 정작 가족들은 안부를 묻고 싶어도 하지 못할 때가 많았어요.”
지난 4월 남동생이 공군에 입대했다는 이모(30·여)씨는 19일 “아무리 훈련병이라지만 인터넷 편지조차 하루 1건으로 제한해 놓은 건 너무한 것 아니냐”며 이렇게 말했다.
공군이 입소 후 교육 훈련병이 받을 수 있는 인터넷 편지를 1인당 하루 1건으로 제한하고 있어 ‘지나친 행정편의주의가 아니냐’는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공군은 전군 최초로 지난 2003년 7월부터 훈련병의 가족이나 지인, 연인 등이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으로 소식을 전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하지만 ‘원활한 교육훈련 시행’ 차원에서 수신 기준으로 1일 1건으로 인터넷 편지를 제한하고 있다. 반면 해군은 인터넷 편지를 1일 4건까지 허용하고 있고 육군의 경우 제한 자체가 없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굳이 그렇게까지 통제를 해야 하나” “공군만 유별나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공군 예비역 병장 정모(28)씨는 “원활한 훈련과 인터넷 편지를 받아보는 게 무슨 관계가 있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며 “인터넷 편지를 인쇄·분류해서 훈련병에 전달하는 과정이 번거로워 그런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인터넷 편지를 1일 1건으로 제한한 것은 군의 업무상 편의를 위한 명백한 행정편의주의”라며 “재소자도 인터넷 편지 수신에 제한이 없는데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대에 간 청년들에게 재소자보다 못한 처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군본부 정훈공보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훈련병의 사기 진작과 가족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인터넷 편지를 시작했다”면서 “각 군 마다 부대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방침 등이 서로 다른데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게 오히려 행정편의주의 아니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