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홍준표 '동남풍'에 '버럭' vs "노무현 될 줄 누가 알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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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된다니까 문재인 찍는겨"
"안철수 찍고 싶은데 당이 작아"
"고생해 본 홍준표가 낫지 않나"
  • 등록 2017-04-30 오전 10:06:31

    수정 2017-05-07 오후 9:01:35

천안 중앙시장. (사진=조진영 기자)
[충남 천안=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세상 다 문재인이가 당선된다는디유?”

“모르는겨 그전에는 노무현이 될지 누가 알았어”


대선을 12일 앞둔 지난 27일, 천안 중앙시장에서 만난 김영출(70) 씨와 박인형(73) 씨는 충청권 민심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문재인이가 된다니까 문재인 찍어야지 뭐”라는 김 씨의 말에 함께 앉아있던 친구 4명이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박 씨가 “북한에 또 돈 퍼줘서 미사일 만들라고?”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돌아앉은 박 씨에게 다가가 “홍준표를 지지하냐”고 묻자 “모르지”라며 시선을 피했다.

27일, 대선을 불과 12일 앞둔 시점이지만 충청의 보수층 민심은 안갯속이었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충청도 사람들의 특징은 60대 이상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났다. 이들은 지지후보를 밝히는데만 타 지역의 2배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특히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대놓고 지지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세몰이를 한 홍 후보가 “충청도에 동남풍이 분다”고 공언했지만 적극적인 표심변화로 이어지기는 아직 역부족으로 보였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찍었다는 택시기사 이상갑(62) 씨도 지지후보를 묻는 질문에 “형제끼리도 다 다르다”며 말을 돌렸다. 그는 “큰형하고 형수는 안철수를 찍고 작은형 내외는 문재인 지지자”라고 소개했다. 누구를 지지하냐고 재차 묻자 배우자 얘기를 꺼냈다. “지난 선거 때 마누라가 내 얘기 듣고 박근혜를 찍었는데 이젠 이름만 나와도 짜증을 내요”라며 “요샌 안철수 얘기를 한다”고 전했다. 그는 택시가 목적지에 다다라서야 “경험도 많고 고생도 한 홍준표가 낫긴 한데”며 망설였다.

신안동 주민센터 앞에서 만난 윤영민(47) 씨는 홍 후보의 ‘동남풍’ 발언에 “충청도가 이리 쓸리고 저리 쓸리는 동네인줄 아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그는 “자유한국당이 또 안보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번 선거에선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대가 어느 때인데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감 있는 문재인 후보가 훨씬 더 믿음이 간다”고 지지후보를 밝혔다.

자영업을 하는 신성철(58) 씨는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다. 그는 “주변에서 안철수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사업도 해본 사람이고 괜찮아보인다”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대통령을 하려면 당이 든든해야하는데 작아서(의원수가 적어서)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36) 씨는 ”문재인 후보는 아들 스캔들이 있어서 지지하고 싶지 않다“면서 ”안철수 후보가 깨끗한 것 같아서 괜찮았는데 친한 선생님이 심상정 후보 공약이 좋다고해 공보물을 읽어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천안중앙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김명순(74) 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밉상이긴 하지만 대통령은 있어야하지 않겠냐”며 반드시 투표하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후보를 묻자 ”홍준표와 안철수 중에 손 가는대로 찍겠다“면서도 ”신입생보다는 오래한 사람이 낫지“라며 말을 아꼈다

한국갤럽이 지난 28일 발표한 4월 4주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전·세종·충청지역 대선후보 지지율은 △문재인(40%) △안철수(30%) △홍준표(7%) 순으로 나타났다. 문재인(31%) 후보가 1위를 유지한 가운데 홍준표(22%) 후보가 안철수(19%) 후보를 제치고 2등으로 올라선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충청은 역대 대선에서 승부를 가른 ‘캐스팅 보트’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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