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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VINA는 베트남 수도이자 북부 최대도시인 하노이로부터 차량으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공업도시 하이퐁에 있다. LS-VINA는 올해로 설립 만 20년을 맞았다. 430명 직원중 한국인은 법인장, 관리담당, 영업담당 등 단 3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처음보는 한국인의 갑작스런 등장에 현지인들이 놀랄 법했다. 1996년 설립된 LS-VINA의 성공적인 현지화를 실감케했다.
LS-VINA는 생산, 제품설계, 영업, 기획, 인사 등 모든 업무를 현지인이 도맡는다. 이직이 잦은 베트남에서 이 회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9년에 이를 정도로 좋은 회사로 꼽힌다. 의사 가운을 벗거나 교편을 내려놓고 입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LS전선 측은 설명했다. 사업초기 공산주의식 의사결정 제도, 부사장의 부정행위, 외환위기 여파 등 악조건을 극복한 결과다.
이곳은 전력케이블, 구리·알루미늄 선재를 주력 생산한다. 원재료인 구리를 녹여 기초소재인 구리선으로 만드는 SCR(Southwire Contimuous Rod System) 공장에 들어서는 순간 기계 소음과 용광로가 뿜어내는 열기가 가득했다. LPG가스를 원료로 사용하는 구리 용광로 아래에서는 초록빛 불꽃이 피어올랐고 미처 식지못한 구리선은 붉은 빛을 띠며 라인을 통과했다. 공장 위쪽에는 ‘생산 안전’을 뜻하는 베트남어 ‘SAN TUA PHAI AN TOAN’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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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베트남 남부 호찌민시에서 차량으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또다른 현지법인 LSCV를 찾았다. 이곳은 올해 만 10년을 맞았다. 베트남의 발전 방향에 따라 제품 생산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2006년 전력케이블, 2007년 통신선(UTP)을 생산하기 시작해 지난해부터는 광케이블을 생산 중이다. 특히 UTP는 월 생산량 10만 박스 정도로 길게 이으면 4만km에 달해 지구를 한바퀴 감을 수 있다.
저압선(LV) 생산공장에서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가늘게 뽑아진 구리선이 새끼줄처럼 꼬이는 연선공정이 한창이었다. 어른의 팔로도 껴안기 어려운 크기의 구리선 실타래 65개가 커다란 기계에 실려 가는 새끼줄 형태의 전선 하나로 생산되고 있었다. 구리선 실타래 하나만 800kg에 달한다고 정우용 LV 공장장(부장)은 부연했다. UTP나 광케이블 생산 공정도 비슷한 절차로 생산된다. 광섬유 등 케이블 특성에 맞는 재료가 추가되는 식이다.
LSCV 본관 옥상에 오르니 5만평에 달하는 공장 부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공장 너머로는 어떤 설비도 들여놓지 않은 유휴부지 2만평이 펼쳐져 있다. LS전선아시아는 국내 증권시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이곳에 중압선(MV) 공장을 신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2020년까지는 산업용 특수케이블 설비에 대한 투자도 이뤄질 전망이다.
송우성 LSCV 법인장(이사대우)은 “호치민에는 2020년까지 지하철이 들어올 예정인데 통신케이블은 공사가 마무리돼 가는 2018년께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이 공장에서 차량으로 30분 거리에 국제공항이 새로 건설될 예정이어서 전선과 케이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각각 베트남에서 사업을 영위한 지 만 20년, 10년이 된 LS-VINA와 LSCV는 현지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하는 1위 전선회사로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전선회사인 프랑스 넥상스도 파트너와 불협화음을 보이며 버티지 못했지만 LS전선은 현지와 스킨십을 강화하며 안정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명 대표는 “국내와 일본 시장을 빗대볼 때 전선업체의 시장점유율을 한 번 정해지면 그 순위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며 “우리는 20여년전부터 베트남 사업을 펼쳐왔고 고객과 신뢰를 쌓았다. 리스크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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