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0억 혈세 삼킨 백제문화단지 6년째 표류중

충남도, 2008년 롯데와 백제역사재현단지 민투협약 체결
道, 3280여억 투입해 백제 왕궁촌 등 백제문화단지 건립
2011년 운영 시작됐지만 6년째 위탁 사업자 선정 난항
롯데, 사업손실 보전 및 계약해지 등 무리한 조건 요구
道, 롯데에 끌려다닌채 연간 40억원 손실 세금으로 메꿔
  • 등록 2017-02-17 오전 6:30:00

    수정 2017-02-17 오전 6:30:00

충남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 백제문화단지 내 롯데부여리조트의 콘도미니엄. 사진=연합뉴스 제공
[충남 부여=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3300억원에 달하는 혈세가 투입된 ‘백제문화단지’ 사업이 6년째 표류 중이다. 당초 이곳의 위탁 운영을 약속했던 롯데가 막상 단지가 조성되자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외면한 탓이다.

롯데가 충남 부여의 백제문화단지를 위탁받아 운영하기로 한 약속을 계속 미루면서 충남도와 마찰을 빚고 있다. 충남도는 지난해 롯데가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백제문화단지 운영을 약속하고도, 막상 개발사업자 선정후에는 말을 바꿨다며 불쾌해 하고 있다. 반면 충남도가 사업운영 주체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구두약속만 믿고, 수천억짜리 사업을 추진한 것에 대한 비난도 나온다.

첫단추부터 잘못 꿴 백제문화단지 사업

충청남도 부여군에 위치한 백제문화단지는 충남도와 롯데그룹이 백제 역사를 재현한 관광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아래 함께 추진한 사업이다. 양측은 2008년 민간자본 투자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충남도는 국비와 도비를 합쳐 3284억원을 투입해 82만㎡ 부지에 백제 왕궁촌, 전통민속촌, 개국촌 등을 건립하기로 했다.

롯데는 165만㎡ 면적 부지에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리조트 등 테마파크와 아울렛, 18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 등을 건설하기로 했다.

건설사업은 각자 진행하지만 운영은 모두 롯데그룹이 맡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됐으나 손실발생 시 분담문제 등에 발목이 잡혀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시설물이 완공된 2010년 이후에 누가 운영을 맡을 지 다시 논의하기로 하고 사업을 진행했다.

이후 2010년 사비궁 및 능사 등 백제역사재현시설과 역사문화관 등 백제문화단지를 비롯해 부여 롯데리조트, 골프장(2012년), 아웃렛(2013년) 등의 시설이 모두 완공됐고, 2011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이 시작됐다. 문제는 충남도가 건설한 백제문화단지가 연간 40억원씩 적자를 내자 롯데측이 발을 빼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안면도 개발사업권 계기로 갈등 격화

갈등이 격화한 것은 충남도가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부터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자산개발은 작년 3월 안면도 관광지 3지구 조성사업에 사업신청서를 제촐했다. 2020년까지 2014억원을 투입해 안면도 관광 3지구 56만여㎡ 부지에 호텔, 콘도 중심의 고급 숙박시설을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롯데측은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자로 선정되면 백제문화단지에 대한 추가투자와 함께 20년간 백제문화단지내 154개 시설에 대한 운영을 맡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롯데가 안면도 관광지개발사업자로 선정되자 충남도는 백제문화단지 관리인력을 축소하고, 수익성 제고를 위해 주차장을 유료로 전환하는 등 사업 위탁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으나 막상 사업권을 따낸 롯데측은 말을 바꿨다.

충남도 측에 백제문화단지 관람료를 인상하고, 2년 동안 적자가 지속되면 위탁운영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건부 계약 작성을 요구한 것이다.

충남도는 “관람료 인상안은 수용할 수 있지만 중도 계약해지는 결코 받아들일 없다”고 맞서면서 협상은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위탁운영 계약을 체결하면 손실이 발생할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사업을 강행한 데 따른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어 조건부 계약을 요구할 수 밖에 없었다”며 “현재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중에는 충남도와 협의를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0년 완공된 백제문화단지 전경. 사진=충남도 제공
2010년 완공된 백제문화단지 전경. 사진=충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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