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부터 챙겨라"..삼성전자, 조직문화 혁신 '패밀리데이' 도입

한달에 한번 오후 6시 사무실 소등.."가족과 함께"
스타트업 삼성 선포 이후 '업무 능률 높이기' 취지
  • 등록 2016-05-25 오전 8:56:46

    수정 2016-05-25 오전 8:58:57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삼성전자에 다니는 A책임은 평소 회사에서 유능한 상사이자 부하직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소 회사 일로 눈코뜰새 없이 바빠 가정에는 소홀했던 A책임은 어느 날 아내가 아파 불가피하게 하루 휴가를 내게 된다. 그는 집안일을 돌보며 아내의 가사노동이 얼마나 힘든지를 이해하게 됐고, 다음 날 출근한 회사가 놀라울 정도로 아무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며칠 뒤 ‘패밀리 데이’를 맞아 일찍 퇴근해 치킨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간다.

삼성그룹 디지털 사내외보 ‘삼성앤유 프리미엄’ 5월호에 실린 ‘직장인의 일과 가정 사이’라는 제목의 웹툰 내용이다.

삼성전자(005930)가 최근 기업문화 혁신의 일환으로 ‘패밀리 데이’ 제도를 도입했다. 가족이 행복해야 직원들의 업무 능률도 오른다는 취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한 달에 한 번, 특정한 날을 하루 정해 오후 6시가 되면 모두 퇴근하도록 하는 ‘패밀리 데이’를 지난달부터 실시하고 있다. 한 달에 하루 만이라도 야근하지 않고 일찍 퇴근해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라는 것이다.

패밀리 데이는 사업부 별로 다르지만, 대체로 월급날인 매월 21일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 월급날이면 온 가족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특별한 식사를 했던 옛 정서를 되살리자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도입한 자율출퇴근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주당 40시간, 하루 4시간 이상 일하는 조건으로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사이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 있는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했으나,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유명무실이란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패밀리 데이’는 자율출퇴근제보다는 좀더 구체적으로 강제성을 띤 제도로 보인다. 앞서 삼성 계열사 일부에서도 시도했던 조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패밀리 데이는 ‘스타트업 삼성 선포식’ 이후 나온 조치 가운데 하나로 변화를 위한 긍정적인 시도”라고 설명했다.

‘패밀리 데이’ 도입초기 적용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직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패밀리 데이가 한 달에 한 번이라는 것이 문제다. 바꿔 말하면 나머지는 전부 제시간에 퇴근하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꼬집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일단 시작했으니 꾸준히 정착됐으면 좋겠다”는 긍정적인 바람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3월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가 공동으로 국내 100개 기업 직장인 4만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습관화된 야근’이 혁신이 필요한 가장 심각한 기업문화로 꼽혔다. 한국 직장인들은 주 5일 기준 평균 2.3일을 야근했고, 3일 이상 야근자 비율도 43.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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