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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중국 언론에서는 연일 게임중독의 문제를 다루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전국적으로 논란이 확산됐고, 게임사를 상대로 한 정부의 규제도 더욱 강화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중국의 게임업체들은 어떻게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과 정부의 규제 압박을 넘어서 게임산업의 발전과 문화로서의 인식전환에 성공했을까.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의 한 관계자는 지난 8월2일 중국 상하이 신국제박람센터에서 개막한 중국 최대 게임 전시회 ‘차이나조이 2019’ 현장에서 만나 그 해답으로 ‘자정 캠페인’을 꼽았다.
이 관계자는 “수년 전에 게임에 빠져 사망에 이른 사건이 큰 이슈가 됐고, 이후 게임사들도 게임 중독의 원인 제공자로 낙인찍혀 어려움을 겪었다. 인기 모바일 게임 왕자영요의 경우 2년 전부터 청소년(하루 2시간 이내만 가능)뿐만 아니라 성인도 7시간 이상 플레이하면 강제 로그아웃되도록 셧다운제를 도입했으며, 이 밖에도 여러 자정 캠페인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막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국가 차원에서 법제도화해 시행 중인 것을 중국에서는 기업이 스스로 시스템을 만들어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텐센트뿐 아니라 다른 게임 회사들도 정부의 가이드라인 아래 청소년들이 게임에 과몰입하지 않도록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까다로운 판호(서비스 허가) 제재와 청소년 심의 절차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펼치는 정책은 아니라는 게 중국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중국 세기천성의 한 책임자는 “중국 정부의 게임산업 규제는 게임중독이 질병의 위험성이 있다는 근거에 의해서 행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정성이나 폭력성의 등급을 나누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오히려 유희와 문화로서 게임을 홍보해주려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A게임사의 관계자도 “심의 규정이 날로 까다로워지는 것은 맞지만 ‘건전한 게임을 만들자’, ‘모두가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라는 방향성이 중심”이라며 “게임을 질병으로 인식해서 이를 막고자 함이 아니다. 게임사들도 알아서 먼저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국내 게임업체들도 자정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위의 결과에 대해서는 행위자가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며 “게임의 유해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절반의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 이유를 깨닫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사태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문화로서의 게임’을 퍼뜨리는 자정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