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택시 벤츠·BMW가 양분…국산차 '울상'

10월부터 고급택시 운영…BMW·벤츠 각각 50대 도입
택시업계 “최고급 이미지 및 연비 등 고려해 결정”
  • 등록 2015-08-05 오전 8:30:00

    수정 2015-09-24 오전 9:42:42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오는 10월부터 서울에서 시범 운영되는 고급택시의 차종이 벤츠와 BMW 2개 모델로 최종 확정되자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 업계가 울상이다. 택시업계는 연비 효율성 등을 고려할 때 외제차가 국산차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고급택시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고급택시 이용자가 고급 세단의 잠재 수요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산차 업체들에게는 뼈아픈 결과다.

4일 고급택시 운영법인 하이엔에 따르면 이번에 도입되는 고급택시 차량 100대 중 50대는 BMW의 530d xDrive(배기량 2993cc), 나머지 50대는 벤츠의 E350 블루텍(2987cc)으로 모두 디젤 차량이다. 최고급 대형 세단차의 택시시장 진출 길이 열리는 만큼 고급택시 도입을 앞두고 자동차 업체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했지만, 결국 국산차의 참패로 끝났다. 현대 에쿠스와 쌍용 체어맨 W 등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결국 고급택시 차종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사진=이데일리DB
국토교통부는 고급택시 활성화를 위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은 현행 고급택시의 기준을 배기량 3000cc 이상에서 2800cc 이상으로 낮춘 게 특징이다. 또한, 고급택시는 택시표시등과 미터기·카드결제기 장착 의무가 면제되고 요금도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정해 신고만 하면 된다. 고급택시는 택시표시등이 없어 배회 영업이 불가능한 만큼 ‘예약전용’으로 운영된다. 신규 사업자 등록은 불가능하고, 기존 택시사업자 중 사업변경신고(면허전환)를 한 후 운행할 수 있다.

국토부와 서울시, 택시업계는 고급택시의 수요층으로 일반 이동 고객은 물론 특정 법인 의전용, 외국인 관광객 호텔·공항 이동 서비스용, 연인·부모님 이벤트용 등 활용 범위가 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얘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택시 업계가 고급택시 차종으로 BMW·벤츠를 도입하면서 초기 투입비용이 큰 것으로 안다”며 “고급택시는 대중교통보다는 특수한 영역으로, 이 서비스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가급적 규제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차종, 요금, 서비스 영역 등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려는 이유다.

그러나 무분별한 고급택시 도입으로 승객들이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외제차의 경우 국산차보다 차량 가격은 물론 유지·관리비가 비싸기 때문이다. 현재 택시업계에서는 고급택시 기본요금으로 모범택시(5000원)의 1.5~1.7배 수준인 7500~8500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데일리DB
하이엔 관계자는 “고급택시 도입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연료인데 정부 연료보조금 지원 및 연비 등을 고려할 때 수입 디젤 세단도 부담이 없었다”며 “국산차와 차 값이 2000만~3000만원 차이가 나도 연비를 고려하면 3~4년 후 거의 커버가 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택시업계 한 관계자도 “고급택시는 모범택시 이상의 값비싼 요금을 지불하더라도 최상의 서비스를 받겠다는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수입 대형 세단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고급택시 차종으로 국산차도 일부 도입할 것을 요청했지만, 택시업계가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차의 경우 디젤 모델을 오랜 기간 생산·판매하면서 연비 등 기술력이 상당히 발전한 상태”라며 “국내 승용차 디젤은 2004~2005년에야 허가·도입된 만큼 경쟁에서 다소 밀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산차들이 유럽 디젤차 성능과 연비를 빠르게 따라가고 있는 만큼 시범 운영 후 국산차도 고급택시로 선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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