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 유도체계 미사일 발사"...新 대함탄도탄 시험한듯(종합)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은 지난 29일 새벽 발사한 미사일을 새로운 유도 탄도 로켓체계라고 자평하면서 대함 탄도미사일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국방과학전사들은 정밀 조종유도체계를 도입한 탄도로켓을 새로 개발하고 시험발사를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사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둘러본 것으로 통신은 밝혔다. 김정은은 “종전의 ‘화성’ 계열 로켓보다 발사 전 준비공정이 고도로 자동화되어 발사시간을 훨씬 단축하도록 체계가 완성됐다”고 만족을 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조종 전투부의 말기 유도 단계까지의 세밀한 원격 관측을 위하여 중등 사거리 사격방식으로 진행했다”며 미사일 비행 거리를 조절했음을 시사했다. 이어 “탄도로켓은 중등 사거리를 비행하여 예정 목표 지점을 7m의 편차로 정확히 명중했다”며 “시험발사를 통하여 능동 비행 구간에서 조종 날개가 있는 전투부를 장착한 탄도로켓의 비행 안정성을 검토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통신은 ‘적 함선’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새로 개발한 유도 탄도미사일이 미국의 항공모함 등을 겨냥한 것임을 시사했다.

◇합참 “北 미사일 스커드 계열 추정”

이에 대해 우리 군은 전날 최고고도 120여km, 비행거리 450여 km를 기록한 스커드 미사일로 평가했다.

노재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국방부 브리핑에서 “북한이 29일 오전 5시 39분경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쪽으로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불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최고고도와 비행거리를 감안하면 정상 각도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스커드-C 미사일의 경우 사거리 500km로 최고고도 140여 km에서 낙하한다. 탄두 중량은 700㎏ 정도다. 스커드-B의 경우 사거리 300여km로 최고고도는 90여km 수준이다. 탄두중량은 1000kg 정도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의 속도 역시 마하 5~6으로 추산돼 스커드-ER의 속도인 마하 7∼8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커드-ER은 스커드 미사일의 개량형으로 사거리는 1000km다.

노 실장은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의 궤도가 불규칙했다는 관측에 대해서 ”발 수 평가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여러 발을 한꺼번에 쏴 궤도 관측에 혼란을 초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북한이 이날 밝혀듯이 우리 군도 이번에 미사일을 발사한 강원도 원산 일대는 스커드 미사일 기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신형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 열병식에서 스커드 미사일에 여러 개의 날개를 단 대함미사일 추정 신형 미사일을 공개한바 있다. 이 미사일은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을 겨냥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달 15일 김일성 생일 기념 열병식에서 북한이 처음으로 공개한 신형 스커드미사일. 북한이 개발한 대함탄도미사일(ASBM)로 추정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