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이라 나오·킴 부탱이 보여준 올림픽의 '묘미'

  • 등록 2018-02-19 오전 9:10:45

    수정 2018-02-19 오전 9:10:45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빙속 여제’ 이상화의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와 ‘세계랭킹 1위’ 최민정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받았지만 악성댓글로 상처를 받은 킴 부탱이 올림픽의 묘미를 보여줬다.

이상화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레이스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상화의 올림픽 500m 3연패 달성에 제동을 건 선수는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였다. 고다이라는 이상화 보다 앞선 조에 나와 36초94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일본 선수로는 역대 처음으로 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이날 경기의 최대 라이벌 관계로 꼽혔다. 그러나 레이스가 끝나자 눈물을 흘리는 이상화를 가장 먼저 안아준 것은 고다이라였다. 각국 대표로 싸워야하는 경쟁 상대라기 보다 서로를 이해하는 언니, 동생의 모습이었다.

[강릉=이데일리 스타in 방인권 기자] 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화을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위로를 해주고 있다.
고다이라는 경기 직후 이상화에게 한국어로 “잘했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상화에게 엄청난 압력이 가해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에 부응하는 노력에 축하를 건넸고 계속 우러러 보겠다고 말했다”면서 “이상화는 내게 친구 이상의 존재”라고 밝혔다.

이상화 역시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고, 이 친구(고다이라)는 1000m와 1500m도 뛴다는 점도 ‘리스펙트(respect, 존경)’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상화의 경기 전 강원도 평창올림픽 메달플라자에선 여자 쇼트트랙 여자 1500m의 메달 시상식이 열렸다.

최민정은 이날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환하게 미소지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옆에는 동메달리스트인 캐나다의 킴 부탱이 서 있었다.

앞서 최민정은 500m 결승전 당시 2위로 골인했으나 레이스 도중 킴 부탱을 밀었다는 판정을 받고 실격됐다. 이에 최민정은 눈물을 흘렸고, 킴 부탱은 동메달을 차지했지만 한국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비공개로 전환해야 했다.

특히 캐나다올림픽위원회가 이에 대한 성명을 통해 캐나다빙상연맹과 보안 인력, 캐나다 경찰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강원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도 킴 부탱의 SNS에 악성 댓글을 단 누리꾼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러한 가운데 킴 부탱은 이번 메달 시상식에서 최민정에게 ‘손가락 하트’ 세리머니를 제안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 출전해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최민정이 18일 강원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딴 캐나다의 킴 부탱과 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민정은 “판정은 심판의 몫이고, 선수는 그저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한 역할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킴 부탱 역시 “모든 한국인이 그렇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물론 상처를 입긴 했지만 화가 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도 “이미 일어난 일로 걱정하고 싶지 않다”며 최민정과 마주보며 미소지었다.

누리꾼은 이러한 모습에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 “올림픽 아니면 볼 수 없는 장면”, “선수들은 체력과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도 함께 키우는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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