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포드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86% 감소한 1억4800만 달러(한화 약1760억원)에 그쳤다. 포드의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 하락(올해 상반기 지난해 동기 대비 11.6% 감소한 279만대)과 유럽·브라질의 공장 폐쇄, 글로벌 인력 감축 등 사업 재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구조조정 비용이 순이익 하락의 결정적인 원인이다.
포드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세단 대신 SUV에 주력하겠다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포드는 올해 초 “일부 승용차 라인업을 정리하고 트럭과 크로스오버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포드는 중형 세단 퓨전과 스포츠카 머스탱을 제외한 세단 생산을 중단했다. 퓨전 역시 2021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질 운명이다. 2022년부터 포드의 세단은 더 이상 만나 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포드가 국내 판매하는 모델은 단 2종이다. 스포츠카로 분류되는 머스탱과 대형 SUV 익스플로러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포드는 국내에서 머스탱과 익스플로러를 비롯해 중형 세단 몬데오, 대형 세단 토러스, 준중형 SUV 쿠가까지 꽤 촘촘한 라인업을 구성했다. 하지만 판매 결과는 다양한 모델 가지 수에 비해 익스플로러에 편중됐다. 지난해 국내서 판매된 포드 모델 8630대 중 익스플로러의 판매량은 6909대에 달한다. 점유율이 무려 80%에 달한다. 같은 기간 세단으로 분류되는 몬데오(282대)와 토러스(225대)의 판매량은 507대로 10%에도 못미쳤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판매된 수입SUV는 8만1166대로 전년 대비 15.3% 증가했다. 지난해 수입차 전체 판매량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율은 31.1%로 전년 대비 1%포인트 증가했다. SUV 강세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동급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트래버스는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 휠베이스 3073mm다. 올 뉴 익스플로러의 크기는 전장 5049mm, 전폭 2004mm, 전고 1775mm, 휠베이스 3025mm다. 익스플로러 역시 세대 교체를 하면서크기를 키웠지만 전폭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트래버스보다 작다.
포드코리아는 사실상 익스플로러 판매에 사활을 걸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익스플로러의 판매가 정상궤도에 올라야 포드의 중형 픽업 트럭 레인저의 내년 상반기 출시가 가시화 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호재인 것은 과거와는 대형 SUV 시장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예상을 넘을 정도로 급속히 커지고 있다. 대신 경쟁은 무척 치열해졌다. 과거 익스플로러만이 가졌던 대형 SUV 독점과는 사뭇 다르다. 대중 브랜드인 포드가 6천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치열한 대형 SUV 시장에서 살아남을지 관심이 가는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