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도 불려갔다…'넌 어느 편이냐' 묻는 中

"글로벌 IT기업들 불러 中에 납품 중담하면 보복" 언급
中, 블랙리스트 발표 앞두고 '최후통첩'…"미중 양자 선택"
中, 국가 주요 기술관리하는 '기술관리 명단'도 준비
美는 "기존 토대 협상" 원칙 고수…갈등 이어질듯
  • 등록 2019-06-09 오후 3:15:03

    수정 2019-06-09 오후 3:15:03

[AFPBB 제공]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 정부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소집했다. 한국 기업만 부른 게 아니다. 퀄컴, ARM 등 글로벌 기업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미국의 거래금지 조치에 협조한 기업들은 “심각한 결과(dire consequences)”에 직면할 것이라 경고하기 위해서다.

중국 상무부는 현재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맞선 ‘블랙 리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중 어느 쪽으로 선택할 것인지 분명히 하라는 압박인 셈이다.

中 “美에 동참? ‘심각한 결과’ 맞을 것” 으름장

8일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지난 4~5일 글로벌 IT 기업 관계자를 불러 화웨이 제재로 시작된 미국의 중국 기업 봉쇄 전략에 협력하면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소집한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와 퀄컴, 핀란드의 노키아 등으로 알려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측은 이 면담 자리에서 중국 내 생산기지를 이전해 중국 파트너와 관계를 끊거나 중국 기업에 제품 납품을 중단한다면 보복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또 중국은 다국적 기업이 미국 법률을 준수해야 하는 걸 이해한다면서도 중국에 대한 투자를 줄여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 중국 사업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을 묻고 중국 정부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문을 구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특히 면담 자리에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산업정보기술부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의 ‘블랙리스트’ 작성을 준비하는 상무부 대표들도 참석했다. 중국은 지난달 31일 중국 기업을 상대로 봉쇄 및 공급 중단 조치를 하거나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외국기업 등에 대해 블랙리스트에 해당하는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 제도를 마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상무부는 블랙리스트에 오를 해외 기업 명단을 가까운 시일 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이 글로벌 유수의 기업들을 만나 중국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면 리스트에 오를 각오를 하라는 ‘최후통첩’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스콧 케네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외국과의 분쟁이 있으면 거대한 시장을 무기로 기업들을 압박해 굴복하는 방법을 자주 써왔다”며 “기업들은 이제 중국의 압력에 굴복하거나 미국의 법을 위반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 받고 있다”고 말했다.

확대되는 美中 신경전…美 “기존토대에서 협상”

중국의 반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중국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기술안전관리 명단’도 만지작대고 있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중국의 첨단 기술을 해외, 특히 미국 기업이 쓰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신화통신은 8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국가안전법 등 관련법에 따라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을 사전에 예방하거나 해결하기 위해 이 같은 리스트를 만든다고 보도했다. 리스트의 구체적인 조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가까운 시일 내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 매체 환구시보의 편집자인 후시진은 트위터를 통해 “내가 아는 바로는, 중국은 핵심기술을 보호할 관리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있다”며 “핵심 기술 시스템을 개선할 중요한 조치이자 미국의 탄압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조치들이 시행되면 미국으로 가는 중국의 일부 기술이 통제될 것이라 자신했다.

인민일보 산하 인터넷 매체인 인민망 역시 이 명단을 두고 ‘기술안전의 방화벽’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은 다른 국가가 중국의 기업을 억압하고자 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인공지능(AI)이나 군사, 우주관련 등 미국과 패권을 다툴 만한 주요 기술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려는 장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맞서 미국도 압박을 가속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달 말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동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중국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 ‘기존 토대’에서 협상을 원한다면 훌륭한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추가 관세를 진행할 것”이라고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므누신 재무장관은 최근 중국의 위안화가 1달러에 7위안까지 근접하고 있다며 위안화 절하 움직임을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경고를 던지기도 했다.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자의 트위터[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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