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태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신체형 장애를 심리학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콤플렉스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봤다”며 “고된 시집살이의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지도 못한 채 살다 갱년기 무렵에 몸 여기저기가 아픈 것”이라고 말했다.
신체형 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매년 12만~14만명 정도 되는데, 이중 약 65%가 여성이다. 의료계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신체형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유 없이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고 하니 제대로 진단하는 게 쉽지 않다”며 “한두 번 병원을 찾았다 차도가 없으면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신체형 장애는 진단이 쉽지 않아 꾀병으로 오해를 사기도 한다. 명절에 시댁에 다녀온 후 부인이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고 말했다가 부부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이유이다. 신체형 장애가 생기지 않으려면 스트레스에 적절히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김 교수는 “신체형 장애가 생겼다는 것은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이라며 “평소에 내성적인 사람은 의도적으로라도 외향성을 키우는 등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