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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해수부 공무원의 친형인 이래진 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수부 장관은 위로서한 종잇장 한 장 던져놓고 할 일 다했다고 하는 이 기막힌 현실”이라며 “(실종) 일주일이 넘는동안 피해자나 유가족 외면하는 당국과 당국자 보셨나요”라고 되물었다.
이 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지난 (9월)28일 장관이 목포의 서해어업관리단을 방문한다고 해서 관리단에 장관을 만나고 싶다고 했는데 아무 답이 없었다”며 “세상에 직원 유가족을 피하는 장관이 어디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앞서 서해어업관리단은 지난 21일 낮 12시 51분께 소연평도 남쪽 1.2마일(2㎞) 해상에서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탑승했던 어업지도원 A(47)씨가 실종됐다고 신고했다. 이후 해경, 해군이 수색에 나섰고 국방부는 지난 23일 밤 실종 사실을 언론에 처음으로 알렸다.
해수부는 문성혁 장관이 가족들에게 위로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문 장관은 지난달 24일 오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사건 초부터 이 사건을 한시도 손 놓은 적 없다”며 “제가 해야 할 조치를 다했다”고 강조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4일 농해수위에서 “장관님 아들, 지인, 친척이 이런 상황을 닥쳤을 때 가만히 있겠나. 월북이 아니면 그분의 명예는 어떻게 회복하나”라며 “일단 (어떻게 대응할지) 보류하라고 하는 게 해수부 장관인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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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 대응도 논란이다. 장관 주재 ‘실종 어업지도선 직원 관련 수색 등 상황점검 회의’는 실종된 지 7일째인 지난달 27일에야 처음으로 열렸다. 문 장관은 지난달 28일 실종자가 탑승하지도 않았던 무궁화29호 현장점검을 하기도 했다. 해경의 무궁화10호 현장 보존 요청에 따른 것이었지만 뒷북 대응 논란에 ‘보여주기식 점검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어업지도선이 부실하게 관리된 점도 ‘뒷북 점검’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무궁화10호에 구비된 구명조끼 숫자가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종된 A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했는지 여부는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게다가 A씨의 선내 행적을 밝혀줄 CC(폐쇄회로)TV 2대는 고장이 나 먹통이 된 상태다. A씨가 지난달 21일 0~4시 당직근무 중에 사라졌지만 동승한 선원들은 이날 오전 11시35분께 점심시간이 돼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인원점검,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셈이다.
그럼에도 문 장관은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 발표 내용과 지금 진행되고 있는 조사 결과를 계속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다”며 국방부·해경 최종조사 결과를 봐야 한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조사 권한이 국방부와 해경에 있기 때문에 해수부가 행정적으로 대응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해수부 노조가 소속된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은 “유가족의 슬픔이 더해지는 비극은 막아야 한다”며 “북측이 저지른 만행의 진상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