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 "나도 스토킹 피해자였다"

  • 등록 2022-10-20 오전 9:15:29

    수정 2022-10-20 오전 9:15:2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박사가 “저도 예전에 스토킹 피해자였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오 박사는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최근 증가한 여성 및 아동 성범죄에 대해 분석하다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실제로 제가 정신과 레지던트를 하는 동안 스토킹 피해자였다. 정말 괴로웠다”며 “다른 사람의 청첩장에다가 신랑 이름에 자기 이름, 신부 이름에 내 이름을 파서 매일같이 의국에 보내왔다”라고 피해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어 “(의국에) 와서 제 책이나 물건을 훔쳐가기도 하고, 복도 같은 데 서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기도 했다. 정도를 넘으니까 우산으로 찌르려고 하고 팔을 담뱃불로 지진 걸 나한테 보여주면서 ‘이런 사람이야’라고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오은영 박사 (사진=KBS)
오 박사는 “이걸(스토킹 피해 사실을) 경찰에 아무리 얘기를 해도 소용이 없더라. 그리고 몇십 년 전 일이니까”라며 “‘피해자를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미혼 남자가 미혼 여자를 좀 유별나게 좋아하는 건데 그거를 뭐라고 할 수가 있을까요?’라는 식의 개념을 갖고 있더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토킹 범죄에서 중요한 것은 법 집행을 하는 경찰이나 검찰, 판사 등 공무원이 인식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박사는 스토킹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의 심리에 대해 “스토커들은 상대방의 의사나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감정 표출이나 집착 모두 굉장히 일방적이고 공격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스토커들은 상대방과 관련된 대상에 대해 허황된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 그리고 이걸 사실로 여긴다. 그래서 상대방이 침묵하거나 좋게 거절의사를 표하면 긍정적인 메시지로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고 부연했다.

한편, 오 박사는 김근식과 같은 소아성애자의 ‘화학적 거세’에 대해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소아성애자를 감옥이나 다른 기관에 가두는 것은 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욕망이나 상상을 바꾸지 못한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감시를 수반한, 약물치료를 포함한 장기적 치료를 통해 아주 일부 분들이 조금 좋아지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했을 때 훨씬 효과적이다. 약물치료 없이 이분들한테 교화를 통해 바꾸거나 이분들이 좋아지거나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 문제를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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