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붙고 7급 재도전…공시족도 '반수시대'

공무원 시험 합격자 10명 중 3명은 임용 미뤄
서울시 임용유예 한해 100명선..절반은 임용포기
"7~9급 합격자 중 임용 미루고 5급 시험 도전 많아"
인사처 5급 임용유예 기간 5년서 2년으로 단축
  • 등록 2017-03-30 오전 6:30:00

    수정 2017-03-30 오전 6:30:00

[이데일리 한정선 기자] 2년여의 기간을 준비한 끝에 지방직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김모씨. 김씨는 합격의 기쁨을 잠시 접어두고 다시 한 번 공무원 시험 준비에 나섰다. 공직에 들어서는 김에 9급보다는 7급으로 시작하고자 하는 욕심에서다. 김씨는 재학 중이라는 이유로 임용을 미루고 다시 노량진 학원가로 발길을 돌렸다.

최악의 취업난 탓에 구직자들이 공무원시험에 몰리면서 ‘묻지마’ 응시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하다. 공무원 신규 합격자 10명 중 3명 가량은 임용을 미루면서 채용확대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일손이 부족한 경우마저 발생하고 있다. 대학 졸업을 이유로 임용을 미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국가직·지방직 공무원에 복수합격한후 임용을 포기하거나 9급 합격 후 7급 시험을 준비하는 등 재도전을 위해 임용을 유예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공무원 시험 학원 관계자는 “취업시장에서 지방대 학생들은 서울소재 대학생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일찍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경향이 짙다”며 “대학 재학 중 공무원 시험에 붙으면 임용을 유예하고 대학을 졸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9급→7급, 7급→5급, 지방직→국가직 재도전

임용을 미뤘던 합격자들이 최대 2년인 유예기간 경과 후 돌아오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 밀어내기식으로 인력을 충원할 수 있어서다. 인사처에 따르면 5급 공무원의 경우 최근 5년간 2012년 1명, 2014년 1명, 2015년 2명을 제외한 공무원 합격자가 복귀했다.

문제는 합격자가 임용유예 후 기간만료 시점에서 임용을 포기할 때다. 이같은 현상은 7~9급 지방직 공무원에서 두드러진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1년 임용을 유예한 199명 중에 포기가 104명(52.2%), 2013년 159명 중 84명(52.8%), 2016년에는 264명 중 111명(42%)이 임용을 포기했다.

시 관계자는 “국가직 공무원이나 다른 지방공무원 시험 등에 중복 합격한 경우 서울시 공무원 임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공무원 시험은 서울 외 타 지역 거주자도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서울 외 지역에 거주하는 응시생은 1년 동안 국가직, 서울시, 타 지역 등 총 3차례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경우가 많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7~9급 공무원 시험 합격자 가운에 임용유예를 한 후 5급 시험에 응시하는 응시자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임용연기 감소세…대학졸업 포기하고 공무원 선택

다만 임용유예는 최근 들어 줄어드는 양상이다. 합격자들이 임용을 연기하는 사례가 빈발하면서 일선 부서에서 인력수급 문제로 어려움을 겪자 인사처는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유예 인정기준을 엄격하게 제한했다.

인사처는 임용유예에 따른 일손부족 현상을 막기 위해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해 2015년부터 5급 공무원 채용후보자 임용유예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줄였다. 기존에는 5급 채용후보자는 최대 5년, 6급 이하는 2년의 임용유예가 가능했다. 최근 신규 5급 공무원 임용유예비율은 2014년(28.9%), 2015년(28.2%) 등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인사처 관계자는 “부처별로 인력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최근 임용유예를 엄격히 제한해 인력 누수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공무원 합격시 학업을 포기하거나 아예 대학입시 대신 공무원시험을 준비해온 합격자가 늘어난 것도 임용유예가 줄어드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공무원 시험대비 학원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 임용유예비율 감소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후 대학을 중퇴하거나 고등학교때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소위 ‘공딩’족의 증가와도 무관치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치른 국가직 9급 공채 시험에 응시한 18~19세 지원자는 1955명으로 전년(1387명)대비 40%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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