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금값의 하락세가 이어지며 심리적 지지선인 1700달러선까지 무너졌다. 실질금리 상승으로 그동안 금에 흘러들었던 돈이 빠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금리의 상승 압력도 불가피할 것이라며 금값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에서 “금은 이자가 붙지않는 자산인 만큼 금리 상승 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금리의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주에도 금 가격은 하락압력이 다소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거래일 대비 온스당 0.13% 내린 1698.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1700달러를 밑돈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연초만 해도 1900달러선에 육박했던 금값은 우하향 추세를 지속하면서 연초 대비 10%나 하락한 상태다.
심 연구원은 “지난주 미 국채금리가 상승흐름을 이어가면서 원유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은 약세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주에도 미국 채권 금리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금리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심 연구원은 “미국의 1조 9000억달러 규모 재정 부양책의 경우 지난 주말 미국의 상원을 통과했고 9일 하원 표결을 앞두고 있다”며 “만약 하원 표결에서 경기 부양책이 가결될 경우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미 금리의 상승 압력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금값 역시 약세를 보이리란 판단이다. 다만 심 연구원은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고, FOMC에서 금리 상승에 대한 연준의 대응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 후반으로 갈수록 금 가격의 약세도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