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사 보건의료 데이터 공유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보건의료 데이터는 최근 데이터 3법 시행으로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으나, 공유에 대한 정보유출과 영리목적 활용에 대한 우려로 민간 보험회사와 공유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행된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을 일컫는 말이다. 추가 정보의 결합 없이는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안전하게 처리된 가명정보의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명정보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 제품 등을 개발할 수 있어 기업들이 신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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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보험사들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공공 의료데이터 개인식별정보 없어, 개인정보 유출이슈가 없는데도 여러 우려들로 인해 계속해서 사용을 못했다”며 “앞서 심사 면제를 위해 서류를 제출했는데, 반려되고 이번에 사용신청 허가를 낸 것이다. 심사가 언제까지 마무리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보수적인 국내와 다르게 해외 국가들은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핀란드의 경우 지난 2007년부터 미래 신산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e-헬스로드맵 정책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사회복지 및 진료기록, 유전체 데이터 등 헬스 데이터를 중앙화하는 시스템, 즉 칸타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2019년 의료 데이터 활용 활성화를 위한 건강의료분야의 2차 데이터 활용법을 개정해, 구축된 통합데이터 시스템을 외부에 개방했다.
전 국민 건강보험을 도입하고 있는 대만은 중앙건강보험청(NHIA)이 보유한 의료, 약제, 검사 데이터를 2013년부터 디지털화했으며 최근 개인건강데이터를 망라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시작했다.또한 NHIA는 보건의료 데이터의 가치 향상과 활용 확대를 위해 보건의료 데이터를 개방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3월에는 대만 복지부 건강보험청(NHI)의 일부 데이터를 민간 보험회사에게 공개하기로 결정하고 생명보험회사와 협의에 들어갔다.
일본은 개인건강 데이터 통합플랫폼 ‘PeOPLe(Person centered Open Platform for well-being)를 구축을 계획하고, 언제 어디서나 본인의 건강데이터를 조회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개인정보 보안과 관련된 불안감과 보건의료 데이터 공유에 대한 정서적 기피감을 불식시킬 수 있는 보험업계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며 “정부도 데이터 활용회사에 엄격한 책임 부여와 개인의료정보 침해 사고 발생 시 정보보유자 구제방안 등 제도적 보완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