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친족들이 반(反) 신동빈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상황에서 신동빈 회장이 제사에 불참할 경우 ‘신동빈 대 가족’ 대결 구도는 확실히 굳어지게 된다. 하지만 신 회장이 이날 귀국해 제사에 참석할 경우 어떻게든 가족 간 대화의 물꼬가 틀 수 있어 중재 등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31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후 2시경 김포공항에 도착하는 비행기편을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 회장이 이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신 회장은 29일과 30일에도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편을 예약했지만 비행기에 몸을 싣지는 않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회장님의 일정 변경을 대비해 비서실에서 보통 비행기 편을 미리 사두는 게 관례”라며 “회장님이 오늘 귀국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아직 일본에서 할일이 많아 이번 주말을 넘기고 귀국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의 반대편에 서 있는 가족들이 한국에 모여 있는 상황에서 신 회장이 이날 제사에 불참할 경우 ‘신동빈 대 가족’ 대결 구도는 공식화 된다. 제사 후 열리게 될 가족회의 주제도 ‘신동빈 독주 막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신 회장이 이날 제사에 참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이달 중순부터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등 신 회장 측 인사들을 만나지 않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중국 사업 적자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데 격분했다고도 전해진다.
신 총괄회장은 이 무렵 한일 롯데그룹에 있는 신동빈 회장 측 인사들을 해임하는 지시서도 작성했다.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게도 해임을 통보했지만 이를 듣지 않아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손가락 해임’을 시도했다.
재계 관계자는 “일련의 사태를 종합해 보면 신동빈 회장이 제사에 참석하기는 힘들거 같다”며 “일본에서 세를 불리며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 회장이 이날 전격 제사에 참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중요한 업무상 출장이 아니면 할아버지 제사에 매년 참가해 왔다. 신격호 총괄 회장도 그런 신 회장의 모습에 만족해왔다고도 전해진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이날 제사에 참석하는지 여부가 이번 사태 해결의 중대 분수령”이라며 “만약 신 회장이 제사에 안 오고 홀로 일본에 남으면 가족 간 실력 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