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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이데일리가 돌아본 서울 도심의 약국은 대부분 자가검사키트가 매대 앞 잘 보이는 곳에 진열돼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제품으로 꽉 채워져 있거나 한두 군데만 비어 있었다. 약국은 수요가 어떨지 몰라 최소 주문 단위인 10세트만 들여왔지만 찾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 용산구의 한 약국 관계자는 “저번 주 금요일에 일단 10개만 들여왔는데 지금까지 1개 팔렸다”며 “지금 분위기로 봐선 앞으로 추가 주문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인근 약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약사 이모씨는 “사람들이 ‘이런 것이 있구나’ 정도의 반응이지 실제론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며 “관련 문의조차 없었다”고 설명했다.
낮은 신뢰도·무료 PCR 검사에 찾는 소비자 적어
시민 중 일부는 자가검사키트를 ‘비상용’ 정도로만 구비해두지, 일상에서 활발하게 이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학원강사로 일하는 40대 김모씨는 “증상이 생기고, 선별진료소에 갈 상황이 안 될 때를 대비해 구비해 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A(31)씨 역시 “선별진료소에 가기 힘든 경우 1개 정도는 써볼 것 같다”면서도 “말 그대로 ‘비상용’일 뿐 검사키트에 의존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자가검사키트에 대한 반응이 미적지근한 것은 해당 키트의 신뢰도가 비교적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성동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50대 이모씨는 “키트의 정확성이 떨어지는데다가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서(개당 1만6000원)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는 것 같다”며 “주변에서도 ‘차라리 무료로 정확하게 검사해주는 진료소에 가겠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방역당국은 검사키트가 보조 수단임을 재차 강조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지난달 29일 “자가검사키트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 사항에 따라 호흡기 감염증상이 있는 개인이 신속한 확진검사가 어려울 경우에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도 자각검사키트를 보조적인 수단이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식약처는 지난달 30일 자가검사키트 제품에 ‘진단’이라는 표현을 쓴 업체 SD바이오센서에 ‘검사’로 바꾸라는 행정지도를 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