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의 배당 여력 지표인 잉여현금흐름(FCF)이 1년 새 17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대기업 잉여현금흐름이 크게 치솟은 가운데 기업들은 배당을 늘리기보다 현금성 자산으로 비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5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상장사 중 25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3분기까지 개별기준 누적 잉여현금흐름은 총 28조14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0조6967억원) 대비 163.1%(17조4486억원) 증가한 것이다.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은
삼성전자(005930)가 4조298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가스공사(036460)(2조6371억원),
미래에셋대우(006800)(2조5873억원),
SK하이닉스(000660)(2조4918억원),
LG화학(051910)(2조3682억원) 등이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특이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기업의 절반이 넘는 143개사(55.2%)가 지난해보다 잉여현금흐름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4조9366억원이던 잉여현금흐름이 올해 2조4918억원으로 7조4283억원이나 뛰었다. 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투자금액이 늘면서 일시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전자(3조9889억원)와 LG화학(3조3349억원),
한국전력(015760)공사(2조6569억원),
삼성증권(016360)(2조2918억원), 미래에셋대우(2조495억원) 등도 지난해보다 2조원 이상 잉여현금흐름이 증가했다.
업종별로 잉여현금흐름 증가세를 살펴보면 전제 22개 업종 중 13개 업종에서 잉여현금흐름이 늘었다. IT·전기·전자업종이 13조1860억원이 늘어 증가액이 가장 많았다. 이어 석유화학(5조5302억원)과 증권(3조9104억원) 순으로 증가액이 컸다. 반면 보험(-5조9456억원)과 조선·기계·설비(-2조739억원), 자동차·부품(-1조8968억원) 등 9개 업종은 감소를 보였다.
CEO스코어는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이 늘면 배당 성향이 커질 수 있지만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들이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현금성 자산으로 비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 500대 기업 잉여현금흐름 증가 및 감소 톱5. (자료=CEO스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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