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현재 물가 상승은 상품(Commodity)과 공급 병목 현상이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공급 측면 외에도 서비스 물가 등 수요 측에서도 물가 상승이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고용시장 회복까지 겹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테이퍼링 논의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 회복 감안 시 수요 측 물가 압력도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며 “현재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는 이유는 변동성을 유발하는 원자재와 공급망 측면의 요인 외에도 수요 측 물가 압력이 함께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발(發) 경제 정상화로 인해 비교적 완만하지만 서비스물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고, 과도한 변동성을 제거한 절삭평균 소비자물가도 올해 1월 저점 형성 후 빠르게 올라왔다”며 “최근 미국의 재고율(기존주택재고 판매에 소요되는 개월) 하락으로 주택가격이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관련 물가 압력도 유효한 등 예상보다 강한 물가 압력이 지속되고 고용시장이 회복되면서 미 연준이 테이퍼링 논의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과도한 변동성에 영향받는 부분을 제거한 절삭평균 소비자물가(Trimmed Mean CPI)는 올해 1월 저점 형성 후 빠르게 상승했고, 중앙값을 사용하는 메디안(Median) CPI도 지난 4월부터 반등했다.
또한 전 연구원이 주택 가격 상승과 소비자물가 상승을 연결한 건 미국 소비자물가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4월 기존주택 재고율은 2.4개월에 불과해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기존주택가격은 전년비 19.1% 상승했다. 이는 임대료 가격 상승으로 전가돼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는 원자재발 기저효과가 줄어들며 5월 이후 상승폭이 완만해지겠지만, 공급망 차질과 시간당 임금 상승, 서비스업 중심의 수요 확대가 나타나며 물가 하단은 지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