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글이 게재됐다. 지난 한달 여간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6시간 입국시간 차이로 10일 자가격리에 당첨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가 사라졌다가 12월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정부가 10일간의 자가격리 방침을 다시 적용하기 시작했는데 A씨도 이에 해당했던 셈이다.
A씨는 “처음부터 순순히 자가격리를 따를 생각이 없었고 도착하자마자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을 뽑았다”며 “자가격리하는 동안 나가서 카드를 쓰면 걸릴테니 현금을 쓰기 위해 그런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여자친구는 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서 ‘그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했다”며 “나는 국가와 사회의 입장에서 잘못됐지만 내 입장에선 전혀 잘못이 아니라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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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자가격리 3일차에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했는데 여자친구는 예상하고 있었다”며 “잘 지내라는 말로 끝났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자가격리 중에도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해 AI 음성으로 걸려오는 전화 말미에 ‘자가격리 수칙을 위반하면 고발당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자 욕설을 내뱉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자가격리가 끝나고, 단골 술집에 들른 A씨는 “태국의 코로나 방역 지침이 어땠냐”는 업주의 질문에 “태국은 한국보다 규제가 심하다. 9시 이후로는 편의점에서 술도 살 수 없고 낮에도 밤에도 술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대답했다.
이어 “하지만 태국인들은 정부의 지침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며 “술을 달라 그러면 보온병에 담아 보리차인 것처럼 준다. 9시 영업 제한이면 9시에 잠시 문을 닫았다가 11시에 다시 오픈하는 식으로 대응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대답에 업주는 과거 영업 제한 지침을 어기고 영업을 강행하다가 사흘만에 동네 주민의 신고로 영업정지를 당하고 벌금을 냈다는 경험담을 언급하며 “네가 빨리 지식인이 돼서 지금 사회를 고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A씨는 “고발 없이는 사회는 정상적으로 굴러갈 수 없는 걸까”라며 “인간이 서로 신뢰하고 신용하며 살아온 역사는 어디로 가고 고발로 사회를 지탱하려고 하는 걸까, 이걸 정상적인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도 적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누리꾼들은 “모두가 잘 되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도 안 지키면서 자유를 주장하는 것은 불법에다가 방종 아닌가” “자유를 누리는 대신 너한테 들어갈 치료비와 너로 인해 생기는 피해자들 검사비와 치료비 등은 네가 부담해야 한다” “이기적인 것과 똑똑한 것은 한 끗 차이다” “여자친구분 축하드린다. 조상신이 다녀갔다”는 등 비판적인 댓글을 쏟아냈다.
반면 일각에서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다수의 횡포가 난무하는게 대한민국의 현실” “토론의 장이 없어지고 논쟁을 단순한 싸움으로 치부하는 분위기는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한 개인의 이기주의로 몰아버리면서 자유를 스스로 내던지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라는 등 A씨를 옹호하는 의견도 이어졌다.
이에 따라 해당일까지 모든 국가에서 입국하는 내국인과 외국인은 한국 입국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