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대원동 현대로템 창원공장은 여느 제조업 공장처럼 분주함이 느껴졌다. 총 면적 62만8000㎡(약 19만5000평)에 1900명의 생산직이 일하는 이 공장은 국내 최대규모의 철도 생산기지이다.
철도는 차체제작 → 도장·의장→ 조립 → 시험 등을 거쳐 완성된다. 현대로템 창원공장은 각 단계에 해당하는 공장들을 모두 갖고 있다. 완성차량의 시운전을 위해 공장부지 가장자리에는 총 3.1㎞ 길이의 원형선로도 깔려 있다.
차체공장에선 육면체 형태의 철도골격을 만든다. 일반 지하철은 스테인리스강을, 고속철은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을 주로 사용한다. 수십미터 크기의 대형 강판으로 바닥과 지붕, 옆면 등을 따로 만든 뒤 자동 용접기로 붙이는 공정이다. 용접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선 실내온도 6도 이상을 유지해야 해 공장에 대형 난방시스템도 갖췄다. 자동화가 많이 된 공정이라 사람이 많이 눈에 띄진 않았다.
반면 의장공정에선 사람이 직접 해야 할 일이 많다.
노병재 현대로템 의장생산팀장은 “1량을 만들기 위해 보통 4명으로 구성된 1개 조가 투입된다”며 “때로는 6~8명이 차 한량에서 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창원공장은 현재 서울 지하철 9호선과 원주-강릉 고속철 등 국내 철도를 비롯해 브라질과 홍콩, 인도 등에서 수주받은 차량을 제작하고 있다. 수서발 고속철의 경우 자체 시운전을 마친 상태로 수만㎞의 실제 철로를 달리는 본 시험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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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은 현재 수주잔량이 총 4조원 가량이다. 이 회사의 연간 생산능력이 3조원 수준이기 때문에 현재 확보한 물량으로는 내년 말까지 버티기 어렵다. 이 회사의 철도부문 해외수주량은 2013년 1조4000억원에서 2014년 6000억원으로 떨어진 뒤 올 들어 3분기까지는 800억원 가량에 그친다.
국제입찰에서 현대로템보다 평균 20% 낮은 단가를 제시하는 중국 기업에게 번번히 패한 결과이다. 현대로템의 올 들어 해외수주 물량은 터키 노면전차(트램)가 유일하다.
최주복 현대로템 철차공장장은 “국내에서 25년 이상 노후차량에 대한 대체수요가 있다”면서도 “해외수주가 되지 않으면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의 연간 생산규모는 800~900량 가량이지만 국내 철도시장 규모(발주량)는 연간 300량 수준이다.
창원공장이 위치한 창원국가산업단지는 ‘입주공장의 3분의 1이 부도 맞는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 정도로 최악의 불황기를 맞고 있다. 조선과 해운, 철강 등에 이어 철도산업도 위기의 조짐을 맞으면서 “내년이 더 걱정된다”는 말이 공장 직원에게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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