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② “주식 1주 있지만 주총없이 권도형 단독 경영”

신현성 공동 창업자 심경 밝혀
"티몬 및 배민 제휴는 퇴사전 2018년 초의 일"
"당시 모델은 PG 수수료 없는 테라 페이"
"하지만 테라, 루나를 DeFi로 하면서 퇴사 결심"
"퇴사후 경영 참여 안해..수사에는 성실히 임할 것
  • 등록 2022-05-22 오후 2:24:21

    수정 2022-05-24 오전 9:13:0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최근 폭락한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UST(테라 스테이블코인)를 발행하는 테라폼랩스. 이 회사의 창업자는 해당 코인을 직접 설계한 권도형 대표와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이다. 이데일리는 지인을 통해 신현성 공동창업자(티몬 이사회 의장)의 심경을 들어봤다.

신 의장은 권 대표와의 인연에 대해 “소개로 만났다. (그는) 매우 스마트하지만 독단적인 스타일”이라고 밝히면서 “지금도 테라폼랩스 주식 1주를 갖고 있지만 퇴사 후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퇴사 이후 주주총회가 단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2020년 3월 테라 퇴사이후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줄기차게 밝히고 있다.

2018년 제주도에서 열린 ‘제1회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 행사에 참가한 신현성 테라 공동 창업자. 당시까지만 해도 테라는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을 표방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실물 경제에서 블록체인 기반 결제 네트워크를 구동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티몬·배민과 제휴는 2018년 초의 길”


그렇다면, 테라 코인 출시 초기 그의 명성을 믿고 투자한 사람들은 피해 보지 않았을까. 실제로 티몬과 배달의민족이 ‘테라 페이(테라의 초기 모델, 결제코인)’와 업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건 사실일까.

이데일리 확인 결과, 2018년 4월경 티몬과 배달의민족이 당시 테라폼랩스와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맺은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당시 협력 내용은 간편하고 빠르며 국가 간 경계나 카드사·지급결제대행(PG) 마진이 없는 ‘테라 페이’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었고, 현재 문제가 된 UST(테라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건 아니었다.

그는 하지만,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 1호 사건으로 ‘루나’를 택한 것과 관련해서는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명확한 (보다 보수적인) 가이드를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데일리는 ①[단독] “스마트하나 독단적” …루나 사태 원인은 ?기사와 ②“주식 1주 있지만 주총없이 권도형 단독 경영” 기사를 통해 관련 내용을 알린다. 다음은 지인을 통해 신 의장과 나눈 서면 질의응답 중 일부다.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 겸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 그는 2020년 3월 테라폼랩스에서 사퇴했다.


“퇴사후 경영에 전혀 참여 안 해”


-퇴직 이후 사태가 발생했어도 테라폼랩스 주주는 권도형 대표는 11주, 신현성 의장은 1주, 주주가 둘 뿐 아닌가?

“많은 분들이 한국의 일반적인 주식회사처럼 생각하다 보니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러나 테라폼랩스는 일반적인 회사의 목적과 돈을 버는 방식에 큰 차이가 있다. 미실현 자산인 크립토 자산을 관리하는 회사로 일반회사와는 다를 수 밖에 없다. 한국의 일반적인 주식회사는 창업할 때 보통 자본금 얼마에 지분 몇 %라는 식으로 회사가 창업되지 않는가? 그러나 테라폼랩스는 서로의 의견을 균형적으로 존중하겠다는 의미를 반영해 각각 1주씩 갖는 것으로 창업을 했다. 그러나 서로 갈 길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 이후 제가 손을 떼는 과정에서 일반적인 주식회사처럼 주식을 세법상 평가하기 어려웠다. 때문에 주식 양도 방법이 아니라 신주발행으로 지분을 희석을 시켜 경영권을 넘겨주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제가 테라폼랩스를 떠난 이후 단 한번의 주주총회도 없었고, 모든 의사결정은 모두 권도형 대표 혼자 했다. 퇴사의사를 밝힌 이후 2020년 3월 이후 회사의 어떤 의사결정에도 참여한 바 전혀 없다. 그러나 지분정리는 2020년 10월 마무리되었다. 즉 이번 사태를 촉발한 UST와 앵커의 상품설계나 의사결정에는 전혀 관여한 바 없다는 것이다.”

-본인이 운영하는 핀테크기업 차이코퍼레이션과 테라폼랩스의 관계는? 권 대표가 지주회사인 차이코홀드의 지분 약 9%를 보유한 이유는?

“테라가 지급결제 쪽으로 목표를 둘 때 차이코퍼레이션은 파트너 서비스였다. 테라가 DeFi 쪽으로 방향을 바꾼 이후에 테라와 차이 간 관계도 끊어졌다. 차이에 권 대표도 원래 50% 지분이 있었는데 8%대까지 양도해 왔고, 지속적으로 낮춰나가고 있다. 차이가 상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단번에 주식을 매도하는 건 쉽지 않다. 내가 테라폼랩스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것처럼 권 대표도 2020년 초부터 차이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수사에는 성실하게 임하겠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나?

“공동 창업자로서 누구보다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테라의 서비스는 제가 퇴사 한 이후 워낙 많이 바뀌었다. 준비금 정책이나 지급결제에서 DeFi로, 앵커프로토콜(Anchor) 20% 상품 등이 그렇다. 규모도 제가 퇴사 한 이후 300배 성장했다. 제가 있었을 시의 테라와 지금의 테라는 완전 다른 회사라고 생각한다.”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 1호 사건으로 ‘루나’를 택했다는데 수사에 성실히 임할 생각인가?

“성실히 임하겠다.”

-20%로 꼬신 게 유사수신규제에 대한 법률 위반으로 보는가?

“제가 있을 때 기획된 서비스가 아니다, 법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다.”

-루나의 상장폐지 시점이 거래소 별로 제각각 이었다. 상장과 폐지 관련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폐지는 잘 모르겠으나 상장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명확한 (보다 보수적인) 가이드를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코인은 주식과 달리 전 세계적으로 거래가 되기 때문에 한국에서만 폐지하면 투자자들이 매도할 기회를 놓치고 더더욱 손해 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스테이블 코인의 준비금 기준 명확해질 것”

-앞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방향과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의견 부탁한다.

“암호화폐 시장은 과거에도 겨울이 지나간 다음에 다시 성장했던 것처럼 지속적 발전은 있을 것 같다. 특히 P2E(돈버는)게임,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쪽으로 새롭게 진출 한 업체들이 많아 다음 성장 동력이 될 것 같다. 이번 사건으로 암호화폐 규제는 가속화되면서 보다 법적 가이드라인이 명확해 질거라 예상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지속 성장 할 것 같으나, 스테이블 코인의 준비금 기준과 준비금 유형에 대해 보다 집중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2020년에 이미 테라를 떠났다. 테라를 떠나 다른 사업에 집중하게 된 이유는?

“저는 처음부터 ‘결제’ 시장을 혁신하고 싶어서 테라를 공동창업하게 됐다. 그러나, 암호화폐를 결제 시스템에 접목 시킬 수 없다는 가이드라인 등이 금감원에서 발표되면서 블록체인을 활용 해 결제를 혁신하는 게 그 당시 규제 테두리 내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때 저는 테라를 퇴사하고 차이를 핀테크 (결제) 회사로 키워나가기로 결정했고, 테라는 DeFi 방향으로 회사 방향을 새롭게 세웠다.”

-웹 3.0 이커머스에 집중한다고 아는데, 움직이면서 돈 버는 M2E, 돈 버는 게임 P2E 등과 DeFi 서비스에 대한 행보가 궁금하다.

“이 부분은 제가 진행하는 게 아니어서 언급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번 루나, 테라 사태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이 있을까?

“UST 발행량은 2021년 11월 28억 8000만 달러에서 무너지기 전 2022년 5월에는 187억 3000만 달러로 6개월 동안 무려 160억 달러가 늘어났다. 많은 테크 회사들이 성장기에는 성장에만 초점을 두고 경영이 되지만, 너무 큰 규모의 성장이 이뤄지기 전 최악의 상황을 위한 프로토콜이 완벽하게 준비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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