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달러-원 환율은 장중 1190원을 돌파하면서 가뜩이나 휘청이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키워내는 모습이다.
9월 초만 하더라도 1060원을 유지했던 달러-원 환율은 불과 한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동안 10% 이상의 급등세를 보였다. 풀릴 듯 하면서도 좀처럼 풀리지 않는 유럽 재정위기와도 무관치 않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가능성과 유럽 재정문제 심화 등으로 인해 유로화 약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 이로 인해 상대적 안전자산인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달러-원 환율에도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 즉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출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23일 주식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수출주는 코스피 지수 대비 낙폭이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전 10시3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2만원(-2.53%) 내린 77만원을 기록하고 있고, 현대차(-3.86%) 기아차(-3.07%) 등도 3%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코스피 지수가 전일대비 84.32포인트(-4.68%) 내린 1716.23을 기록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대우증권은 환율이 100원 오를 때 삼성전자(005930)의 주당순이익(EPS)은 16.7%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전기전자 업체들이 매출은 달러로 결제하는 반면 원재료 매입은 달러나 엔화, 원화가 혼재돼있기 때문. 특히 최근 원-엔 환율 상승 흐름은 경쟁관계에 놓인 일본업체들에게는 부정적인 환경인 만큼 국내업체들에게는 더욱 유리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034220)도 달러-원 환율이 100원 오를 때 순이익이 11.7%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고, 삼성SDI(006400)는 영업이익이 37.0%, 순이익이 27.0%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SDI는 모두 매출 중 달러결제비중이 93.4%에 달한다.
반도체 업체의 경우 달러-원 환율 상승은 원화 환산 메모리 가격에 긍정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이 100원 오를 때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16.7% 증가하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다만 하이닉스(000660)는 외화부채가 3조5000억원 수준으로 많은 편이어서 이것이 환율 효과를 대부분 상쇄, 환율이 100원 오를 때 EPS 증가율은 0.1% 상승에 그치는 등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비중이 큰 자동차 업체 역시 환율이 오를수록 영업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005380)의 경우 달러-원 환율이 100원 오르면 EPS가 8.7%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아차(000270)는 13.4 늘었다.
◇원재료 수입비중 클수록 환율효과 부정적
반면 원재료 수입 비중이 큰 업체들의 경우 환율이 오를수록 이익률 감소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포스코(005490)는 달러-원 환율이 100원 오르면 EPS가 6.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포스코의 수출규모는 14조원인 반면 수입구조는 25조원에 달한다.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가격 상승으로 매출은 늘어나겠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이익률이 감소하는 것이다.
현대제철(004020)의 경우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달러부채도 3조원 수준에 달해 달러-원 환율이 오를수록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은 달러-원 환율이 100원 오를 때 EPS는 40.8%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가스공사(036460) 역시 EPS가 51.2% 급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해 영업이익은 환율에 제한적인 영향을 받지만, 외화관련 손실이 발생해 순이익이 급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항공(003490)은 달러-원 환율이 100원 상승할 경우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됐다. 약 50% 매출과 70%의 영업비용이 외화에 노출돼있는데다, 2분기 기준 60억달러 규모의 차입이 있어 환율이 오르면 외화관련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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