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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추행(215건) 사건과 절도(2479건) 사건, 폭력(2131건) 사건은 전년 대비 각각 18.6%, 13.4%, 29.9% 감소하는 등 모두 두자릿수 이상 줄었다. 살인 사건은 2건, 강도 사건은 70건으로 각각 전년과 같거나 소폭 상승(1건)해 엇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청소년 강력범죄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은 치안 환경이 코로나19 확산 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차례 등교 연기 등으로 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송과 온라인 강의 등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모든 정규 교과 과정이 비대면으로 진행된 것은 처음이었다.
특히 절도 사건은 작년 서울에서 발생한 청소년 5대 강력 범죄 중 50.6%를 차지할 정도로 건수가 가장 많았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청소년 5대 강력 범죄 1위였던 폭력 사건(2131건)은 2위로 내려앉았다. 절도는 알고 지낸 지인 사이보다 낯선 사람끼리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비춰볼 때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수업이 활성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친목 모임 등 교류가 줄어든 영향이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아동·청소년을 노리는 디지털 성범죄는 1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가족부의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 자료를 보면 디지털 성범죄자는 266명으로 전년(223명)보다 19.3% 증가했고, 피해자는 505명으로 전년(251명)보다 2배가량 늘었다. ‘n번방’ 사건과 같은 성착취물 범죄 중에서는 아동·청소년을 유인하거나 협박해 피해자가 스스로 성적 이미지를 촬영·제작하도록 한 범죄 등도 발생했다.
무엇보다 디지털 성범죄 가해 아동·청소년 10명 중 9명은 ‘범죄’라는 인식이 없이 ‘놀이문화’로 인식 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서울시가 2019년 9월부터 전국 최초로 진행한 디지털 성폭력 가해자 상담사업의 아동·청소년 상담 사례 분석 자료를 보면 디지털 성범죄 가해 동기는 큰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함(21%·중복 답변), 호기심(19%), 재미나 장난(19%), 충동적으로(16%), 남들도 하니까 따라 해보고 싶어서(10%) 등으로 나타났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디지털 성범죄는 범죄가 아닌 하나의 놀이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인터넷 이용 시간이 늘어난 청소년의 피해·가해가 증가하고 있어 관련 예방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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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관계자는 “마약류에 접촉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어 수사기관 단속뿐 아니라 교육기관과 지자체 등 사회 여러 방면에서 청소년 예방교육 등 사전적인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