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비린내 나는 치욕”…러 외교관, 우크라 침공 비판하며 사임

주유엔 러시아 대표부 근무 베테랑 외교관 사직
"20년간 일했지만 참기 힘들다…누군간 책임져야"
  • 등록 2022-05-24 오전 9:23:39

    수정 2022-05-24 오전 9:23:39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스위스 제네바의 러시아 외교관이 조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면서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여론을 탄압하는 가운데 베테랑 외교관이 대외적인 비난 성명과 함께 자리를 그만두면서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군과의 전쟁에서 숨진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묻힌 하르키우의 한 공동묘지. (사진= AFP)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유엔(UN) 러시아 대표부에서 근무하던 보리스 본다레프는 이날 오전 주제네바 러시아 대표부에 사직서를 냈다.

본다레프는 로이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를 침공을 언급하면서 “몇년 전부터 이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번 참사의 규모는 내가 사직을 결정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사관 동료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우려를 수차례 제기했지만 “파장을 고려해 입을 다물라는 말만 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본다레프는 구인구직 플랫폼인 링크드인을 통해 러시아 대사관을 떠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그는 “나는 외교관이 되기 위해 공부했고 20년 동안 외교관으로 일해왔다. (러시아 외무부는) 내 고향이자 가족이 됐다”면서 “그러나 나는 더 이상 이 피비린내 나고 절대적으로 불필요한 치욕에 동참할 수 없다”고 적었다.

본다레프는 또 외국 동료 외교관 등에게 보낸 영문 서한을 통해 “러시아 정부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참기 어렵다”면서 “공직자로서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임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한 듯, 이번 전쟁을 기획한 사람들이 원하는 단 한 가지는 영원히 권좌에 머물며 제한 없는 권력과 완전한 면책 특권을 누리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본다레프는 러시아 정부가 자신에게 보복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내가 기소되면 다른 사람들은 (나를) 따르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유엔 러시아 대표부는 본다레프의 사임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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