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참기 어렵고, 체중 급감소하면 '갑상선기능항진증' 의심"

갑상선기능장애는 장기간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 초래
  • 등록 2014-05-13 오전 9:29:30

    수정 2014-05-13 오전 9:29:30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윤보람(여·32·가명)씨는 보름 전부터 가벼운 운동에도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쉽게 숨이 찼다. 그녀는 1년 전부터 몸에서 열이 나는 느낌이 있고, 더위도 많이 탔다. 식욕은 매우 좋아서 예전보다 두 배 정도의 음식을 먹었지만, 체중은 지난 6개월 사이 4kg이 줄었다. 그리고 신경이 날카로워져 밤에 잠을 못 자는 날이 많아졌다.

그녀는 아무래도 이상해 병원을 찾았다. 맥박은 분당 120회로 빨랐고, 피부는 따뜻하고 촉촉했다. 눈 주위가 부어 있었고, 갑상선이 전체적으로 커져 목 앞부분이 불룩했다. 그녀는 검사를 통해 그레이브스병에 의한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진단받았다.

날씨가 더워지면 유난히 더위를 타고 땀을 많이 흘리고 피로를 쉽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충분히 먹는데도 체중이 줄고, 더위를 심하게 타는 여성일 경우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갑상선호르몬 과다 분비되는 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목 앞부분의 가장 돌출된 부위인 후두와 아래쪽 기관 사이에 위치한 갑상선은 갑상선호르몬을 합성해 저장했다가 분비하는 곳이다. 갑상선호르몬은 체내의 대사과정을 촉진해 모든 세포에서 에너지와 열의 생산을 담당하고 체온 조절에 관여한다. 이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생산되는 질환이 갑상선기능항진증이다.

유성훈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갑상선센터 교수는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땀을 많이 흘리고 유난히 더위를 못 참는다”며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모르던 사람이 더위를 너무 심하게 탄다고 병원을 찾아와 병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여성에게 유난히 많은 갑상선질환

갑상선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는 갑상선질환은 어느 연령이나 성별에서도 발생 가능하지만 특히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질환의 유병률은 질환별로 차이가 있으며 기능항진증의 경우 여성이 3~8배 더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는 남성이 6만6,000명이고, 여성은17만8,000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2.6배 많이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질환이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부 면역조절 유전자, 기타 호르몬분비 등과의 관련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갑상선기능장애는 장기간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이루어질 경우 예후는 양호하다.

◇그레이브스병의 주요 원인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가장 많은 원인은 그레이브스병으로, 갑상선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고 갑상선이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커지는 병이다. 그레이브스병의 발생 원인은 뇌하수체호르몬 중 한 가지인 갑상선자극호르몬(TSH)의 수용체에 대한 자가항체가 갑상선을 자극함으로써 호르몬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 질환은 전체 환자의 약 85%가 20~60세에 발생하며, 가족 중 갑상선병 환자가 있는 경우가 많고, 스트레스가 하나의 유발요인이 될 수 있다.

◇유난히 더위 못 참고, 잘 먹어도 살 빠지면 의심해봐야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더위를 참지 못하고 몸에서 열감을 느낀다.

2. 땀이 많이 나며, 피부가 늘 촉촉하다.

3. 식욕이 왕성해 많이 먹는데도 체중이 준다.

4. 가슴이 뛰며 맥박이 빨라지고 숨이 쉽게 찬다.

5. 손발이 가늘게 떨린다.

6. 목이 전반적으로 커진다.

7. 피로하고 기운이 떨어진다.

8. 신경이 예민해지고 짜증, 불안, 초조 등이 생긴다.

9. 눈 주위가 붓고 눈이 돌출된다.

10. 대변이 묽어지거나, 배변 횟수가 증가한다.

11. 월경량이 줄고 월경주기가 길어지거나 불규칙해 진다.

대부분 환자가 1~7번의 증상을 느끼지만, 다른 증상은 거의 없이 갑작스러운 체중감소 때문에 건강진단을 해보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일부 환자는 처음에는 피부가 가려워서 피부과 전문의를 찾기도 하고 설사 때문에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찾기도 한다. 또 노인은 갑상선기능항진증에 걸리면 위와 같은 전형적인 증상보다는 심부전과 부정맥질환이 더 흔하게 발생한다.

◇갑상선 동위원소 촬영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 진단

혈액에서 갑상선호르몬 농도와 갑상선 자가항체들의 유무를 측정하고, 방사성 동위원소(요오드나 테크네슘제제)를 경구 또는 정맥주사한 후 갑상선 동위원소 촬영을 통해 갑상선의 크기와 호르몬합성의 활성도를 측정해 최종적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진단하고 기능항진의 원인 및 정도를 판정한다.

◇치료법마다 장단점 있어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 선택해야

그레이브스병은 호전과 악화(재발)를 반복하며 대개 만성적인 경과를 보인다. 현재 그레이브스병의 치료방법으로는 항갑상선제, 수술, 방사성 요오드 요법의 세 가지가 이용되고 있다. 각 치료법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환자마다 이를 고려해 선택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치료경향은 항갑상선제를 12~24개월 투여해 관해상태(약을 끊고도 갑상선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상태)를 유도한다. 관해 상태로 지내던 환자의 증세가 반복해서 재발하거나 오랜 기간 고용량의 항갑상선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환자와 약물 복용 후 부작용이 발생한 환자는 수술이나 방사성 요오드 요법을 시행한다.

유성훈 교수는 “장기간의 약물치료에도 반응이 적은 환자, 약제에 부작용이 있는 환자 중 방사성요오드 치료가 어려운 경우, 갑상선종이 매우 커서 주위조직을 압박하는 경우, 갑상선암이 의심되는 결절이 같이 있는 경우에는 갑상선을 전문적으로 수술하는 외과의와 상의해 수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 환자는 잘 먹어도 체중이 감소하기 때문에 단백질, 당질, 무기질, 비타민B 복합체 등 영양이 풍부하고 균형 있는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배변 횟수가 잦아질 수 있으므로 장 운동을 증가시켜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음식이나 섬유소가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갑상선 기능항진증 환자가 초음파를 이용해 검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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