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관광성공사례탐방⑫]물 위에 길을 열다 '퓨레코이즘'

'호반의 도시' 춘천 이점 십분활용해 물길관광상품 개발
물레길 뜨니 호수 주변, 섬 야영지로 덩달아 떠
입소문타며 연매출 5억원 돌파, 지난해 8만 5000여명 다녀가
전국 강-호수 묶는 카누캠핑도 구상해
  • 등록 2014-07-22 오전 9:18:31

    수정 2014-07-22 오전 9:18:31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의 화두는 단연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 실현이다. 관광분야에서도 창조경제 실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융·복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그 일환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이다. 201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관광부문의 창업과 연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 아래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공모전의 성과는 눈부시다. 지난 3년간 총 180건의 창조관광사업을 발굴, 그중 113개의 아이디어가 사업화됐다. 또 319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지난 3월에 열린 올해 공모전은 개최 이래 가장 많은 총 1470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돼, 그중 90개가 최종 선정됐다. 16대 1의 경쟁률이었다. 이데일리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공모전에 당선한 업체 중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업체를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 조성된 물레길에서 체험객이 카누를 타고 ‘물위의 길’을 저어가고 있다. 물레길은 2011년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카누를 타고 유랑하는 뱃길을 관광상품화 한 것. 퓨레코이즘은 이 물레길 운영으로 2012년 열린 ‘제2회 창조관광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물 위에 길을 내다 ‘물레길’

춘천은 호반의 도시다. 소양강 물길이 모인 의암호가 도시를 감싸고 있다. 이곳 춘천에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한 새로운 레저 아이템이 생겼다. 이른바 ‘물레길’이다. 물레길은 도보 여행길이 아니다. ‘물 위의 길’이다. 흔적이 없고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카누를 타고 유랑하는 뱃길이다. 북미 인디언들이 이동수단으로 타던 그 배다. 동력을 버리고 노를 저어간다. 오로지 손의 힘에 이끌려 느릿하다. 물 위에서 만끽하는 자연, 뭍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재미가 쏠쏠하다. 카누는 사실 아직 우리에게는 낯선 레포츠다. 장비도 비싸고 이를 제대로 가르쳐주거나 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카누 대중화를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물레길이다. 춘천시와 사단법인 물레길이 2011년부터 의암호에 카누를 띄우기 시작했다. 이 물레길을 운영하는 업체가 이번 창조관광 성공사례의 주인공인 ‘퓨레코이즘’이다.

물레길은 일종의 체험 관광상품이다. 관광객들이 강이나 호수에서 카누나 요트 등 수상 레포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임병로(00) 퓨레코이즘 사장은 “한국의 아름다운 호수와 강에서 가족과 함께 카누·요트 등의 수상 레포츠를 체험하며 다양한 아웃도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행복을 전해주는 물길’”이라며 “카누만 타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관광지와 하나로 묶는 경제복합형 관광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강규상 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팀장은 “카누 등의 레저가 발달한 해외에서는 나무로 만든 카누는 워낙 고가여서 대부분 플라스틱이나 튜브로 만든 카누를 사용한다”며 “퓨레코이즘은 캐나다 장인으로부터 나무 카누 제작법을 전수받아 자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나무로 만든 카누를 타고 여행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 조성된 물레길에서 체험객이 카누를 타고 ‘물위의 길’을 저어가고 있다. 물레길은 2011년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카누를 타고 유랑하는 뱃길을 관광상품화 한 것. 퓨레코이즘은 이 물레길 운영으로 2012년 열린 ‘제2회 창조관광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물길관광에서 생태 체험장·캠핑장으로 진화

퓨레코이즘은 강원 춘천시의 의암호 호반에 위치한 송암레포츠타운에 있다. 배 모양의 깔끔한 사무실 건물과 선착장, 카누 보관 장소 등을 마련해 두고 관광객을 맞는다. 물레길의 시작은 3년 전 장목순 사단법인 물레길의 이사장(48·강원대 교수)을 중심으로 국내서 처음 의암호에 만들어졌다. 장 이사장이 카누를 처음 접한 것은 2006년 공학연구를 위해 캐나다에서 생활하면서부터다. 장 이사장은 “현지 지도교수 가족들과 섬이나 호수로 카누 캠핑을 많이 다니며 그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후 귀국 뒤 직접 카누를 만들기 시작했다. 카누 제작은 외국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독학으로 배웠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이후 3년 만에 손수 만든 첫 카누를 춘천에서 열린 월드레저경기대회에 선보이면서 춘천시와 인연을 맺게 됐고 2011년 처음 물레길을 열게 됐다.

선착장에는 현재 나무로 만든 3~4인용 카누 30여대가 비치돼 있다. 물레길은 의암댐·붕어섬 등을 갔다 오는 3개 코스가 있다. 의암댐과 인어상을 둘러볼 수 있는 의암댐 코스, 붕어섬 일대를 한 바퀴 돌아보는 붕어섬 코스, 중도 샛길까지 이어지는 중도 코스 등이다. 모두 왕복 4㎞ 안팎이다. 호수 주변에는 애니메이션박물관과 막국수박물관, 인형극장, 어린이회관 등 물길 따라 쉬어가며 찾아볼 수 있는 곳이 많다. 수년 내 의암호에 레고랜드까지 들어서면 폭발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 카누를 만드는 프로그램도 있다. 주말을 이용해 한 달간 진행하는데 통나무를 자르고 붙여 만든다. 가격 약 300만원. 지금까지 30명이 자신의 카누를 만들어 가져갔다. 물레길 카누 체험은 한 척(어른 2인 기준)에 3만원이며, 어린이 한 명에 5000원이 추가된다.

임 대표는 “의암호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물레길이 단순 물길관광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생태 체험장과 캠핑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남이섬보다 조금 작은 붕어섬은 주변에 갈대숲과 습지가 잘 보존돼 있어 각종 물새, 곤충 등이 많이 서식한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생태 체험 학습장으로 인기”라고 말했다. 중도 샛길 코스도 물풀과 수생식물, 물새 둥지 등이 있어 학생과 가족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임병로 퓨레코이즘 대표.
△개장 3년 만에 연 10만명 이용…춘천의 새 명소로 ‘우뚝’

퓨레코이즘은 2012년 열린 ‘제2회 창조관광공모전’에서 우수상으로 입상했다. 공모전 당선으로 지원받은 사업화자금은 상금과 지원금을 합해 2300만원. 대부분 홍보비로 쓰였다. 임 대표는 “2012년 열린 내나라박람회에서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에 대해 듣고 지원했다”며 “공모전 당선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꾸준한 지원은 물론 지속적인 관심과 홍보로 카누문화가 정착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입소문을 타며 이용객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11년 한 해 3만 5000명, 2012년 6만명, 2013년 8만 5000명이 다녀갔다. 첫해보다 3배나 늘어난 수치다. 올해도 물레길을 찾는 관광객들이 주말이면 1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단체 이용객을 위해 카누 수도 100여대로 늘릴 계획이다.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창업 당시 1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5억원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올해는 세월호 참사 여파에도 불구하고 약 6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임 대표는 예상했다. 직원도 5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물레길이 알려지며 자연스레 호수 주변과 호수 안에 산재한 섬에서 캠핑을 하려는 관광객도 함께 늘고 있다. 임 대표는 “카누는 20~30분 정도의 수상 안전교육을 받으면 누구든지 노를 저으며 탈 수 있다”며 “별도의 선착장이 없어도 타고 내릴 수 있으며 물 깊이가 15㎝ 내외라 발목만 잠긴 상태로 갈 수 있어 어디든 정박하고 내려 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강원 영동·영서 전 지역의 강과 호수를 활동 무대로 차츰 범위를 넓혀 가고 있으며 전국 카누 캠핑도 구상단계에 있다. 낙동강 하회마을을 중심으로 펼치던 40~50㎞ 카누 캠핑, 강원 인제 신남~소양강댐에 이르는 40㎞ 카누 캠핑 등을 하나로 묶어 전국의 강과 호수를 하나의 물레길로 통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에는 카누를 직접 조립·제작할 수 있는 ‘카누제작 체험교실’까지 만들었다. 임 대표는 “200만원 안팎이면 재료를 구입해 자신의 카누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선 처음 시도한,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움직이는 12인승 솔라우든 보트도 연구개발용으로 만들어 띄웠다. 2016년쯤에는 50~60명이 탈 수 있는 태양광 미니 크루즈선 6대를 만들어 의암호에서 운영하고 수초 지역 물길에 수상데크를 설치하는 등 더 많은 물길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2017년 이후에는 태양광을 동력으로 한 호화 요트까지 만들어 고급화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물레길 확장에 장 이사장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카누가 경제력 향상과 함께 대중화되면 여러 곳에 물레길이 생겨나고 수상레저가 확산될 것”이라면서 “수상레저산업에 좋은 아이디어를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목순 사단법인 물레길 이사장이 카누를 제작하고 있는 모습.
강원 춘천의 의암호에 조성된 물레길에서 카누를 타고 있는 체험객. 노을이 짙어지는 늦은 오후, 의암호 위로 비춰지는 반영과 주변의 고즈넉함을 즐길 수 있다.
해질 무렵, 카누를 타고 의암호에 조성된 물레길을 즐기고 있는 체험객의 모습. 주변 산과 의암호 위로 해가 넘어갈 무렵은 어느 유럽의 유명한 관광지 같은 모습을 연출한다.
의암호 물레길의 물안개 카누잉. 춘천이 안개의 도시라 불리게 된 것은 의암호가 만들어지면서 부터다. 이른 새벽, 미처 새벽 안개가 걷히기 전에 카누를 타고 둘러본 의암호는 마치 영화 속 한장면처럼 신비롭다.
의암호 물레길의 물안개 카누잉. 춘천이 안개의 도시라 불리게 된 것은 의암호가 만들어지면서 부터다. 날은 이미 밝았지만, 의암호의 안개는 걷힐 기미가 없다. 물안개 카누잉 체험객들은 물 위의 안개를 헤치며 즐기는 카누의 참맛을 만끽하고 있다.
의암호 물레길의 물안개 카누잉을 즐기고 있는 체험객들. 날은 이미 밝았지만, 의암호의 안개는 걷힐 기미가 없다. 물안개 카누잉 체험객들은 물 위의 안개를 헤치며 즐기는 카누의 참맛을 만끽하고 있다.
의암호 물레길의 물안개 카누잉을 즐기고 있는 체험객들. 날은 이미 밝았지만, 의암호의 안개는 걷힐 기미가 없다. 물안개 카누잉 체험객들은 물 위의 안개를 헤치며 즐기는 카누의 참맛을 만끽하고 있다.
의암호 물레길의 물안개 카누잉을 즐기고 있는 체험객들. 날은 이미 밝았지만, 의암호의 안개는 걷힐 기미가 없다. 물안개 카누잉 체험객들은 물 위의 안개를 헤치며 즐기는 카누의 참맛을 만끽하고 있다.
의암호 물레길의 물안개 카누잉. 춘천이 안개의 도시라 불리게 된 것은 의암호가 만들어지면서 부터다. 이른 새벽, 미처 새벽 안개가 걷히기 전에 카누를 타고 둘러본 의암호는 마치 영화 속 한장면처럼 신비롭다.
의암호 물레길의 물안개 카누잉. 춘천이 안개의 도시라 불리게 된 것은 의암호가 만들어지면서 부터다. 이른 새벽, 미처 새벽 안개가 걷히기 전에 카누를 타고 둘러본 의암호는 마치 영화 속 한장면처럼 신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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