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묻지 말아달라"며 1억원 기부…70대 노신사는 누구?

지난 18일 화개면 면사무소 찾은 남성
"신분 묻지 말아달라"며 1억원 기부
직원 "코트에 청바지, 멋쟁이 노신사였다"
  • 등록 2022-10-20 오전 9:40:41

    수정 2022-10-20 오전 9:56:57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 한 얼굴 없는 천사가 찾아와 익명으로 1억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하동군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2시께 이름을 밝히지 않은 70대 남성이 화개면 면사무소에 찾아와 “화개면민의 취약계층에 써달라”며 현금 1억원을 기탁했다.

이 남성은 “이름이나 신분, 사는 지역, 아무것도 묻지 마시고 적은 금액이지만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며 메모지와 함께 현금 1억원을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 기탁하고 떠났다.

지난 18일 하동군 화개면을 찾은 70대 남성이 메모지만 남긴 채 1억원을 기부하고 떠났다.(사진=하동군 제공)
메모지엔 “화개면민의 사회복지수급대상자 중 빈곤계층의 고령자, 장애인, 질병자, 아동 등의 복지향상을 위해 상기 금액을 희사하오니 미약하지만 ‘인동 복지기금’ 명의로 활용하기 바란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또 그는 말미에 자신의 이름을 ‘무명인’이라 적었다.

남성을 만난 임영숙 화개면 주민생활지원 담당은 “따뜻한 차 한잔이라도 드리겠다”고 했지만, 남성은 “괜찮다”며 이름이나 신분 등을 묻지 말라고 당부한 뒤 곧바로 면사무소를 나섰다.

임 담당은 “기부자가 얼마 되지 않는 적은 금액이라고 해서 100만원쯤 기부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영수증에 1억원이 찍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또 다른 화개면사무소 직원은 70대 중·후반으로 보였던 이 남성이 바바리코트와 청바지, 중절모에 선글라스를 낀 멋쟁이 노신사였다고 말하며 “화개면 주민은 아닌 것 같았다”고 전했다.

화개면은 기탁자의 뜻에 따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화개면 취약계층 및 복지사각지대에 ‘인동 복지기금’ 명의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재만 면장은 “무명의 독지가가 보내준 이번 사랑의 기탁은 이웃 간 소통이 없는 각박한 세상에 활기를 불어넣고 지역 주민들에게 삶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며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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