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 행진이 도무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에 도달하면서 추가 수익을 올리기 어려워졌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액티브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성과가 양호하거나 세제 혜택이 있는 일부 액티브 펀드로는 자금이 들어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25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7월29일부터 이달 21일까지 35거래일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된 것은 단 하루에 불과하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가 32거래일간 이어지면서 지난 2013년 8월28일부터 11월4일까지 44거래일 연속 순유출 기록에 이어 두 번째로 긴 환매 행진이 나타나기도 했다.
설정액 1조원 내외의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운용사 간판 펀드들이 펀드 환매의 직격탄을 맞았다. 설정액이 9700억원에 이르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 1’에서 968억원이 유출된 것을 비롯해 지난해 1조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집어삼키며 단숨에 공룡펀드로 올라선 ‘메리츠코리아 1’에서도 893억원이 빠져나갔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2’(862억원)와 ‘KB밸류포커스’(835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 1’(597억원) 등도 환매의 소용돌이를 피하지 못했다. 대체로 차익 실현보다는 부진한 수익률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이탈이 빈번했다.
이외에 ‘신영마라톤소득공제’( 39억원)와 ‘베어링고배당플러스’(31억원), ‘흥국배당플러스중소형’(22억원) 등으로 수십억 원대의 자금이 유입되는 등 소득공제나 배당 혜택이 있는 펀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자들은 이름값 높은 대형 펀드보다는 내실이 있는 중소 규모의 펀드, 그중에서도 소득공제나 배당 등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