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러시아 중앙은행이 깜짝 기준금리 인상 한 달 만에 금리를 인하했다. 이로 인해 달러대비 루블화 가치는 올들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고 향후 또다른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결정한 뒤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17%에서 15%로 2%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히고 “가속화된 소비자물가 상승 리스크의 균형 전환과 경기 냉각으로 인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달 러시아 중앙은행이 갑작스레 대폭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뒤 한 달 만에 이뤄진 것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루블화 약세 및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10.5%에서 17%로 깜짝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러시아의 물가상승률은 11.4% 정도로 추산됐다.
이같은 전격 금리 인하 이후 루블화 가치는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하며 1달러당 71.78루블까지 내려갔다. 이는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올초 1달러당 60루블에서 출발했던 루블화 가치가 다시 하락함에 따라 다시 작년말처럼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가치가 더 떨어지는 위기상황에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스탠다드뱅크에서 이머징마켓 리서치 대표를 맡고 있는 팀 애쉬 역시 루블화 가치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그에 따른 서방세계의 경제 제재 강화, 성장 둔화, 유가 추락 등이 맞물려 루블화는 더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