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선박용 기계 제조업체인 오리엔탈정공의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중소업체 칸과 진행중인 현재의 매각 작업이 실패할 경우 재매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리엔탈정공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칸과 시중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 중인 지분(50%+1주) 매각에 대한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이다. 칸은 지난 2월 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본입찰 금액은 주당 1480원으로 약 300억원이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현재 상태에서는 딜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상황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리엔탈정공은 오리엔탈마린텍이 STX조선해양으로부터 받은 전자어음 총액 55억4333만원 가운데 부도가 확인된 어음은 24억6397만원(44%), 기일이 미도래한 어음은 30억7936만원(56%)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오리엔탈정공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 손실이 발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오리엔탈정공은 코스닥시장에 상장(IPO·기업공개)돼 있다. 이러한 점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칸에 부담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지난 2일 채권단과 칸이 맺은 인수 양해각서(MOU) 효력도 끝나면서 재매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만약 최종 협상에 실패하게 되면 채권단은 공개입찰방식으로 매각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이 경우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유암코는 오리엔탈정공을 구조조정 1호로 선정하고 지난 1월 실시된 매각 본입찰에도 참여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지 3개월이 지나고 있는데 아직 최종 협상 중이라는 것은 그만큼 계약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