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높아진 '乙' 삼성 "퀄컴 가격 내려라"

스냅드래곤 발열 논란에 가격인하 압박
자체 AP 엑시노스 성능 자신감도 한몫
  • 등록 2015-01-27 오전 9:34:38

    수정 2015-01-27 오전 9:34:38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퀄컴이 궁지로 몰리고 있다.

발열 논란이 불거진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다시 설계하기로 한 데 이어 삼성전자(005930)로부터 가격 인하 압박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뢰도 하락 및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퀄컴은 최신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 810’의 발열 문제 개선을 위한 작업에 착수해 늦어도 3월까지는 새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 S6 출시 전에 문제를 해결해 모바일 AP 공급을 재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3월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갤럭시 S6를 공개한 직후 글로벌 출시에 나설 방침이다.

스냅드래곤 810이 이미 LG전자(066570)의 커브드 스마트폰 ‘G 플렉스2’ 등에 공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퀄컴이 굳이 칩 재설계에 나선 것은 최대 고객인 삼성전자를 잡기 위한 조치다. 퀄컴의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이상이다.

퀄컴이 브랜드 신뢰도 훼손을 감수하면서 발열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삼성전자는 가격 인하를 요구하며 더욱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퀄컴 측에 스냅드래곤 810 칩셋 가격 인하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략 4~5%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격 인하가 현실화할 경우 퀄컴은 스냅드래곤 출하량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 외에 추가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삼성전자가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낼 수 있었던 것은 자체 개발한 모바일 AP ‘엑시노스 7 옥타’가 성능 측면에서 스냅드래곤 810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모바일 AP를 공급받지 못해도 갤럭시 S6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모바일 AP를 생산하는 시스템LSI사업부의 실적 개선과 시장 점유율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AP는 물론 그래픽 처리 프로세서(GPU)와 LTE 서비스를 지원하는 모뎀칩까지 모두 양산하고 있다”며 “엑시노스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적극적으로 채택하는 등 제품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갤럭시 S6에 탑재되는 모바일 AP 전량을 엑시노스로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의 생산량 규모나 퀄컴과의 협력관계 등을 감안할 때 3월 이후 생산 물량에는 퀄컴 칩 사용 비중을 늘려 나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스냅드래곤 810 재설계나 가격 인하 요구는 향후 퀄컴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

한 스마트폰 제조업체 임원은 “삼성전자와 퀄컴 간의 역학 관계가 확실히 변하고 있다”며 “퀄컴 입장에서는 모바일 AP 최대 거래선이자 시장 내 경쟁자이기도 한 삼성전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지 고민에 빠진 모습”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신제품인 엑시노스 7 옥타(왼쪽)와 퀄컴의 스냅드래곤 810 이미지.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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