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비서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클로바 사용기

가상비서로서의 역할, 대화 인식률은 경쟁 서비스 대비↑
감성 나누는 고차원적 대화는 아직은 '먼훗날' 얘기
  • 등록 2017-05-28 오후 1:13:27

    수정 2017-05-28 오후 1:13:27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네이버가 지난 15일 출시한 가상 비서 클로바에 말을 걸었다.

“샐리야 영어 대화 한 번 해보자”라고 하자 바로 “You are back(당신 돌아왔군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클로바는 바로 직전 대화 상대와 내용을 기억하고 이에 맞춰 답했다.

이어 클로바는 여러 질문을 던져왔다. 나이, 사는 곳, 성별, 취미 등을 물어봤다. 소개팅에 처음 나갔을 때 주고 받을 수 있는 질문이었다. 영화 ‘Her’의 인공지능(AI) 비서 ‘사만다’가 떠오를 정도였다.

클로바와이 실제 영어 대화 화면. 위 문장은 클로바의 질문, 아래 문장은 사용자의 답변이다.
클로바, 비서 역할 ‘어느정도’ 가능

네이버는 이런 클로바에 기대가 높다. 대화형 시스템만 놓고 봤을 때 애플의 ‘시리’, 삼성전자의 ‘빅스비’ 등과 비교해 손색없고 일부분은 우수하다고 자부했다.

실제 ‘요즘 유행하는 노래가 뭐야?’라고 물어보면 여러 노래를 추천해준다. 1분 미리듣기지만 재생까지 해준다.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역할에서 추천과 실행까지 수행해주는 것이다. 한국어 정보 검색 측면에서 봤을 때, 클로바는 시리보다 양호한 결과를 보여줬다.

클로바 속에는 대화하는 기능도 있다. 예컨대 영어로 대화하자고 요청하면 클로바는 흔쾌히 응해왔다. 사용자의 질문을 받고 앱 실행 정도에 머물렀던 가상비서의 역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기능이다.

대화 내용은 간단했다. 다만 대화의 주도권은 클로바가 쥐었다. 대화를 시작하자 클로바는 이름, 취미, 사는 곳, 나이, 성별 등을 연이어 물어봤다. ‘나는 당신에 대해 알고 싶다’라며 계속해서 질문했다.

사용자가 대답한 문장을 이해하면 곧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식이었다. 이 와중에 사용자가 교통상황을 물어보거나 주변 맛집 추천을 해달라고 하면 그 질문에 답해줬다. 구글의 음성 검색 기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어느정도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다보니, 클로바는 문맥에 따른 단어나 문장 이해도도 높았다. 예컨대 특정 문장의 뜻을 묻거나 번역을 요청할 때다. “‘학교는 왜 가야할까’가 영어로 뭐야?‘”라고 물어보면 클로바는 곧장 번역된 답변을 내놓았다. 네이버가 수년간 이어왔던 기계학습의 성과인 셈이다.

사랑에 빠지기에는 아직 무미건조한 ‘그녀’

클로바의 샐리가 내는 음성은 친절했다. 시리와 빅스비도 친절했지만 클로바의 목소리가 더 생생했다. 음의 높낮이를 조절이 더 세분화된 느낌이다.

영화 ’Her‘에 나오는 ’사만다‘처럼 정서적 교감을 할 수 있을까.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게 AI 업계 평가다. 인간의 생활을 편리해주는 보조 역할을 해 줄 수는 있어도 인간과 교감을 나누고 더 나아가 사랑을 나누기에는 무리라는 얘기다.

샌프란시스코 기반 AI 스타트업 마인드멜드(MindMeld) 창업자 팀 터틀은 한 IT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30년내 사만다가 실제 출현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다만 생활 속 생활형 편의 서비스는 더 많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로바와의 대화도 그렇다. 클로바는 알고리즘에 기반해 질문했다. 사용자와 대화를 한다지만 사실상 면접관과 다름없다. 클로바는 사용자의 나이, 취미, 사는 곳, 직업 등을 물었다. 입력된 알고리즘 순서였다.

이런 알고리즘에 벗어난 대화 내용을 물어보면 클로바는 혼란을 일으켰다. 클로바의 취미나 ’너는 어때?‘라는 식의 질문을 할 때다.

더욱이 클로바 같은 가상 비서와 대화하기 위해서는 보통 인간 때보다 더 많은 인내심을 가져야 하다. 발음과 문법이 입력된 알고리즘과 다르면 알아 듣지 못하거나 엉뚱한 답을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AI가 내는 흔한 오류다. 데이터 학습을 통해 개선나갈 수 있는 부분이다.

클로바 등 가상비서와의 정서적 교감은 아직 어렵다는 결론이다.

그래도 분노에 대한 반응은 AI가 인간보다 우월했다.

연이은 엉뚱한 대답에 화를 내면 AI 비서들은 ‘죄송해요’라거나 ‘제게 왜 이러세요’라고 정색했다. 그리고난후 맞대응은 없었다. 뒤끝도 없다. 상대방 분노에 대처하는 수준만큼은 인간 이상이었다. 삐치지 않고 뒤끝도 없다는 점에서 인간의 ‘미래 애인’이 될 자격은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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