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유지된 ‘평화 룰’ 깨져
2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달 26일부터 사흘에 걸쳐 롯데제과 주식 519주(0.04%)를 장내 매수했다. 이로써 신 부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율은 기존 3.92%에서 3.96%로 늘어났고, 동생 신동빈 회장과의 지분 격차도 기존 1.42%에서 1.38%로 줄어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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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신동빈 형제는 지난 2003년 이래 10여년 간 둘의 롯데제과 지분 격차를 1.4%로 유지해 왔다. 지난해 6월 신동빈 회장이 롯데제과 주식 6500주를 인수하며 지분율 격차를 1.86%로 벌려놓자 신동주 부회장은 지난 1년간 매달 지분을 0.04%씩 인수하며 지분율 격차를 다시 1.4%로 돌려놨었다.
만약 동생 신동빈 회장이 지분을 매입하며 맞대응에 나설 경우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 간 지분 확보 경쟁은 본격화 된다. 반대로 신 회장이 나서지 않을 경우는 그룹 계열분리 설에 힘이 실린다.
시장 관계자는 “신 회장이 지분 매입을 하지 않고 계속 침묵을 지킨다면 롯데제과에 대한 형의 지배력 강화를 인정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식음료 사업군을 신동주 부회장이 경영한다는 그룹 계열분리설에 힘이 실리게 된다”고 말했다.
왜 롯데제과인가?
신동주 회장의 롯데제과 지분 매입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롯데제과가 롯데그룹에서 가지고 있는 역할과 위상 때문이다.
우선 롯데제과는 그룹의 가장 핵심 회사인 롯데쇼핑의 지분 7.9%를 가지고 있는 등 지배 구조상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 그룹의 모태로서 사실상 그룹의 맏형 역할을 담당하는 높은 위상을 지니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제과가 롯데쇼핑 등 그룹내 다른 계열사에 비해 규모는 작아졌지만 그룹의 모태라는 상징성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며 “신격호 총괄회장께 업무를 보고할 때도 롯데제과부터 하는 등 그룹 내 위상도 높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신 회장이 쇼핑과 석유화학, 건설, 금융 부문 등을 소유하고, 신 부회장이 식음료 계열사와 호텔 등을 가져가는 등 롯데그룹 형제 간 계열분리 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 롯제제과에 대한 신 부회장의 지분 매입은 더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일본 롯데그룹의 주력 사업인 ‘제과’에 대한 신 부회장의 관심이 롯데제과 지분 매입으로 이어지고 있을 뿐”이라며 “신동주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자로서 그룹의 모태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