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개장]“슈즈트리 제작 의도 모르겠다”…혹평 일색

시각·후각적으로 불편함 끼쳐
“오래된 것과 더러운 것은 본질적으로 달라”
“다른 나라에 헌신발 기부하는 게 나을 것”
  • 등록 2017-05-20 오후 4:06:39

    수정 2017-05-20 오후 4:06:39

[이데일리 박철근 한정선 김무연 이슬기 기자] “이 조형물이 무슨 의미가 있는거지? 비오면 냄새가 얼마나 날까? 언제 마를지도 모르는데…”, “예산 들여서 할 게 없어 이런 걸 해놓을까? 이걸 도대체 왜 설치했을까?”

20일 오전 10시 서울로 7017(옛 서울역 고가도로, 이하 서울로)의 정식 개장을 기념해 설치한 ‘슈즈트리’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혹평 일색이었다.

오는 28일까지만 설치하는 한시적 조형물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이날 서울로를 이용한 시민들은 대부분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미관을 해칠뿐만 아니라 고무신발의 고무냄새와 헌 신발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 등이 시민들로부터 반감을 사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슈즈트리는 헌신발 3만켤레로 만든 설치미술 작품으로 세계적 정원 디자이너 황지해 작가가 서울시 의뢰를 받아 재능기부했다. 시는 “높이 17m 서울로에서 수직으로 매어 늘어뜨린 신발을 멀리서 보면 폭포수가 쏟아지는 것 같다”며 “버려지는 신발을 예술품으로 재탄생시킨 것이 서울역 고가를 보행길로 재생한 서울로 사업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슈즈트리 제작에는 안전펜스 설치, LED(발광다이오드) 전구 설치 등에 1억4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노모(53·남)씨는 “예술로 이해하면 된다지만 일반인들이 느끼기는 난해하다”며 “오래된 것과 더러운 것은 다르다. 종이로 신발모양을 접어서 하는게 차라리 나을뻔 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연제원(24·남)씨는 “시각적으로도 불편할 뿐만 아니라 후각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며 “아무리 좋은 의도로 만든 예술작품이라고 하더라도 대다수의 시민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설치를 신중하게 했어야 했다. 그나마 한시적으로 전시된다니 다행이다”고 전했다.

부인과 함께 서울로를 찾은 김모(85·남·용산구)씨는 “남대문부터 서울역까지 기분좋게 잘 걸어왔는데 슈즈트리를 보자마자 기분이 상했다”며 “새 신발을 놓으면 ‘이런 신발도 있구나’ 하겠는데 ‘이게 뭐야’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고 지적했다.

취업준비생 박지혜(30·여·인천)씨는 “솔직히 예술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미관만 해치는 기분이다”며 “차라리 헌 신발을 다른 나라에 기부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혹평했다.

(사진= 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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