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K이노, 또 연기된 배터리 소송 판결 놓고 '동상이몽'

영업비밀 침해 소송 판결일 두 번째 연기
LG화학 "순연일 뿐 무죄 판결 신호 아냐"
SK이노 "쟁점 심도있게 살펴보는 중"
  • 등록 2020-10-27 오전 9:16:21

    수정 2020-10-27 오후 5:25:06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을 12월10일로 두 번째 연기를 결정했다. ITC가 별도로 최종 판결일 연기 사유를 밝히지 않은 데 따라 다른 재판 일정과 함께 순연된 것일 뿐이라는 LG화학과 그만큼 더 깊이 있게 살펴보고 있다는 SK이노베이션 간 해석이 갈렸다.



10월5일→10월26일→12월10일 ‘또’ 연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6일(현지시간) 지난해 4월 LG화학(051910)SK이노베이션(096770)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12월10일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ITC는 지난 5일 예정돼있던 최종 판결을 이날로 미룬 데 이어 두 번째로 최종 판결 일정을 다시 연기했다. ITC 재판부는 구체적 연기 사유를 별도로 설명하진 않았다.

앞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직원을 대규모로 빼앗아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7년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영업비밀, 기술 정보 등의 유출 가능성이 큰 인력에 대한 채용절차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하고 대법원에서의 ‘2년 전직금지 결정’을 이끌어낸 데 이어 ITC 소송까지 번진 것이다.

그 이후 ITC는 지난 2월 예비 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를 결정했다. 다만 SK이노이노베이션은 이의를 제기하며 ITC에 재검토해줄 것을 요청했고 ITC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ITC 소송에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임해 나갈 것”이라고, SK이노베이션은 “연기와 관계없이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해 나갈 것”이라고 각각 입장을 내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대체 왜?…“다른 재판도 순연” VS “깊이 있게 살피는 중”

이번 소송 연기를 두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서로 다르게 해석했다. LG화학은 직전에 예정돼있던 다른 재판의 최종 판결일이 2차 연장되는 데 주목하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으로 이번 재판 일정도 순연됐다고 풀이했다. 버트 라이저(Bert C. Reiser) LG화학 측 변호인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재판 일정 연기가 무죄를 선고하려는 신호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SK이노베이션은 “추가로 45일이라는 긴 기간을 다시 연장한 사실은 ITC가 이번 사건의 쟁점을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예비 판결과 다른 가능성에 주목했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에 내년 9.8GWh, 2023년 11.7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차례로 가동할 예정이다. 고용 인력만도 최소 2000명 이상으로 예정된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배터리는 포드와 폭스바겐에 공급될 예정이다.

최종 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 판결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으로 배터리 셀부터 모듈, 팩, 부품, 소재 등을 일체 들여올 수 없다. 고용을 비롯한 경제적 효과가 큰 SK이노베이션을 두고 ITC가 고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11월3일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와의 연관성에 주목하는 의견도 있다. 조지아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번 판결일 연기로 미국 대통령이 결정된 이후 최종 판결이 나온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ITC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봤다.

45일 남은 최종 판결…막판 협상 이뤄질까

다만 양측 모두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기 결정 직후 LG화학은 “경쟁사가 진정성을 갖고 소송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소송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양측 협상이 크게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최종 판결일까지 주어진 45일 동안 막판 협상 타결에 이를 가능성도 남아 있다. 지난 21일 ‘인터배터리 2020’에서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도 “대화 통로가 있다”며 “어떻게든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대화를 지속하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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