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개성공단 입주기업 70% 부도 직면

수 조원대 손실 불가피
재기할 때까지 자금 보상 및 원부자재 공급 요구
전문가 “사업 지속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 서둘러야”
  • 등록 2016-02-14 오후 1:42:53

    수정 2016-02-14 오후 1:43:45

[이데일리 박철근 유근일 채상우 기자] 지난 11일 북한이 단행한 개성공단 폐쇄조치로 개성공단에 입주한 우리 기업의 70% 이상이 부도에 직면했다. 개성공단 매출 비중이 절반이 넘는 업체까지 합하면 부도위기에 처한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14일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개성공단 매출 비중이 100%인 곳은 입주기업 124곳 가운데 약 70%인 86개인 것으로 추산됐다.

신발 및 의류 생산기업처럼 인건비 비중이 높은 기업들 가운데에는 개성공단 매출 비중이 50% 이상인 곳도 있어 이들 역시 부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개성공단 폐쇄조치에 따른 피해규모는 추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각 사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피해규모를 추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만간 회계법인과 함께 피해규모 실태조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지난 2013년과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다르다고 판단한다. 당시에는 수차례에 걸쳐 개성공단에 있던 원·부자재와 제품을 국내로 옮겨올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북한이 자산동결 조치를 전격 결정해 당시보다 피해가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

실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12일 비대위·선대위 연석회의에서 개성공단 폐쇄로 협력사를 포함한 5300여 업체의 피해액이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개성공단 생산비중이 낮은 기업들도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생산차질에 따른 손해뿐만 아니라 상장기업의 경우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정부는 △정부 정책자금 △세제·공과금 납기 연장 및 징수 유예 △정부 조달사업 불이익 배제 △입주업체 고용 지원 등의 정책을 발표했지만 입주기업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조경주 석촌도자기 대표는 “이번 폐쇄조치로 개성 현지에 두고 온 물건만 70만개”라며 “정부가 돈을 우선 빌려주고 나중에 갚으라는 지원으로는 어림없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이미 부도 직전인데 돈만 빌려주고 생활하라고 하면 나중에 그 돈은 어떻게 갚으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5개월 정도라도 직원들이 구직활동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자금의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전적 보상이 아닌 사업영위를 위해 원·부자재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여성의류 및 골프웨어를 생산하는 만선의 성현상 대표는 “원부자재만 있으면 다른 공장 어디에서라도 제품을 만들어 납품 기일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제품을 납품해야 하는 업체들과의 거래가 끊어지지 않도록 원부자재를 지원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이 지속되면 직원들 급여는 지급할 수 있다”며 “거래처에 제때 납품하지 못하면 신뢰를 잃어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기업경영이 연속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피해규모 산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피해규모를 산정할 때 생산차질에 대한 손해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협보험에 가입한 기업에는 신속한 보험금 지급을, 미가입 기업에는 추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기업경영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대량 도산 및 실업자 발생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은 “피해규모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업과 정부가 함께 해야한다”며 “기업경영 정상화를 위해 국내외로 유턴하는 사업장에 대한 지원이 가장 절실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신속한 대체생산부지 제공과 생산시설 마련 때까지의 자금 지원이 시급하다는 것.

김 원장은 “보상 문제는 피해규모 산정 등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사업을 지속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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