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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를 심사하면서 실질적인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가 LG품에 안기도록 허용하면서 알뜰폰 시장도 통신3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1개 통신사 1개 알뜰폰 자회사 정책 깨져
이동통신 전체 시장(가입자 6366만 명)에서 CJ헬로 알뜰폰 가입자(79만 명)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나, 알뜰폰 시장에선 CJ헬로가 실질적인 1위 기업(후불시장, 20.6% 1위)이기 때문이다.
중소 알뜰폰 회사들은 주로 선불카드 형태로 시장에 들어와 있고, 알뜰폰 후불 시장은 CJ헬로·SK텔링크·KT엠모바일·미디어로그(LG유플러스) 등이 주도해 왔는데, 이번 조치로 1~4위 모두 이동통신 자회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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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추가 알뜰폰 사업 요구, SKT는 도매제공 의무조치 반발
실제로 알뜰폰 사업자들의 대표 기구인 알뜰폰 협회 등은 CJ헬로 알뜰폰의 분리 매각보다는 도매대가 인하나 데이터 선구매 할인 같은 게 중소 알뜰폰 업체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제안을 해 온 바 있다.
하지만, 당장은 알뜰폰 회사들에게 ‘당근’이 되겠지만, 결국 알뜰폰 시장도 기존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주도하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많다.
정부는 지금까지 1개 통신사(MNO)는 1개 알뜰폰 자회사(MVNO)를 갖도록 해서 CJ헬로 같은 독립계 알뜰폰 회사를 키우는 정책을 썼는데, LG유플러스가 이번에 미디어로그와 CJ헬로 2개를 보유하게 됨에 따라 KT나 SK텔레콤도 비슷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수조건을 통해 자사의 5만5000원 5G요금제(9MB+1Mbps)를 알뜰폰 사업자들이 3만6300원에 제공할 수 있게 도매대가를 인하하기로 했는데, 정부는 기존 통신 3사에도 3,4만 원대 중저가 5G 요금제 출시를 요구해 작년 보편요금제 논란처럼 알뜰폰 사업자들의 사업 기회는 적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의 통신 정책 고민 깊어져
이태희 실장은 “1사 1 알뜰폰 정책은 깨진 게 맞다”면서 “다른 통신사가 추가로 알뜰폰을 가지려 한다면 다시 통신시장에 미치는 영향, 요금인하나 이용자 보호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혀, 무조건 금지하기 어려운 현실을 인정했다.
이동통신 소매시장은 경쟁 활성화를 위해 요금인가제를 폐지하고 알뜰폰 등 도매시장 규제는 강화하려던 정부의 통신 정책 방향이 이번 CJ헬로 알뜰폰 인수조건으로 혼선을 빚게 됐다는 평가다. 이 실장은 “2022년까지 이 조건으로 가지만 통신 3사 주도로 알뜰폰 시장이 재편된다면 그전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