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웠어요” 문자 강요한 그놈… 초등생 무인텔 성폭행 전말

  • 등록 2022-01-18 오전 10:26:57

    수정 2022-01-18 오전 10:26:57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강원도의 한 스키장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20대 남성이 초등생을 무인텔로 데려가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성은 성폭행 이후 혐의를 피하고자 피해 아이에게 ‘오늘 즐거웠어요. 다음에 또 봐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도록 지시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기사와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17일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강원도의 한 스키장에서 근무하는 스키강사 A(25)씨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입건돼 조사받고 있다. 그는 크리스마스인 지난해 12월 25일 초등생인 B양을 무인 모텔로 데리고 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은 A씨가 스키장에서 함께 아르바이트하던 남학생들에게 ‘여자를 소개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이날 A씨는 남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 B양의 사진을 보고 그를 소개해달라고 말했다. 남학생들은 B양이 초등학생이라며 만류했지만 A씨는 “상관없다”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남학생들은 B양에게 전화를 걸었고 B양이 전화를 받자 A씨는 “파티를 하러 데리러 오겠다”라고 통보했다. B양은 당시 상황에 대해 경찰에 “(전화를 받은 이후) A씨가 30분 뒤 차를 끌고 집 앞으로 왔다”라며 “A씨 차를 탔는데 동네 중고생 오빠 2명이 있었다. 잠시 뒤 이들은 함께 가지 않고 내렸고, A씨는 편의점에서 맥주와 담배를 산 뒤 무인 모텔로 향했다”라고 설명했다.

B양은 “무인 모텔이라는 거 자체를 몰랐다. 올라가 보니 방이 있었다”라며 “A씨가 맥주를 마시라고 권하더니 조건만남, 즉 성매매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라고 했다. 이에 “싫다, 집에 보내달라고 애원했지만 ‘반항하면 때린다’라는 협박과 폭력이 이어졌다”라고 진술했다.

해당 무인 모텔은 직원이 거의 없어 초등생을 데리고 들어가도 출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한다. 이날 A씨는 B양을 성폭행한 후 아이에게 신상정보를 말하게 한 뒤 녹음을 했다. 겁에 질린 B양은 A씨가 시키는 대로 이름과 생년월일을 말한 뒤 ‘조건만남 30(만 원)에 수락합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A씨는 B양에게 ‘오늘 즐거웠어요. 다음에 또 봐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B양이 이튿날 친한 언니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A씨를 긴급 체포했다.

다만 검찰은 ‘긴급한 사안이 아니고, 혐의도 불분명하다’며 긴급체포한 A씨를 풀어주라고 결정했다. A씨가 조사 과정에서 “서로 동의한 성매매고, 초등학생인지도 몰랐다”라는 취지로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는 여전히 스키장에서 강사로 근무 중이다.

B양은 사건 이후 이틀 넘게 하혈하는 등 신체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또 좁은 동네에서 혹시라도 A씨를 마주칠까 집 밖에 나가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있다. B양의 어머니는 “(B양이) ‘우리 집 앞에 (그 남자가) 또 오는 것 아니야? 감옥 가면 10년 뒤에 나와서 날 또 찾아오면 어떡해’라며 두려워하고 있다”라고 언론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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