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개장]'서울로7017' 걸어보니…보행·그늘 부족 불편 개선 숙제

시민안전파수꾼 곳곳 배치…운영안전 대비 강화
인근 상인 시선은 여전히 ‘싸늘’…상권 활성화 기대감은 높아져
서울시 “초기 불편사항 고려해 개선방안 마련할 것”
  • 등록 2017-05-20 오후 5:49:50

    수정 2017-05-20 오후 5:52:45

[이데일리 박철근 한정선 김무연 이슬기 기자] 우려와 논란, 호기심과 기대심 속에 기다린 ‘서울로 7017’(옛 서울역 고가도로, 이하 서울로)이 20일 공식 개장했다. 지난 2015년 12월 13일 서울로 공사를 위해 차량통제를 시작한 지 525일만이다.

서울시의 대대적인 홍보와 많은 언론보도로 기대감을 가진 시민들은 주말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개장시간인 오전 10시 이전부터 각 진입로에서 줄을 선채 대기하면서 개장을 기다렸다. 시 관계자는 “주말 이른 시간이라 오후부터 많은 시민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이른 시간부터 많은 관심을 보여 놀랐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엘리베이터 및 각종 시설 점검 등 개장 후에도 마무리 작업에 바쁜 모습을 보였다.

서울로 7017(옛 서울역 고가도로)가 20일 정식 개장했지만 엘리베이터 일부는 시설 점검이 완료되지 않아 이용하지 못해 장애인 등 보행약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사진= 김무연 기자)
◇엘리베이터 미운영·화장실 부족으로 불편


520여일의 공사를 진행했지만 개장시간에 맞춰 서울로에 설치한 6개의 엘리베이터 일부가 가동을 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는 장애인이나 어르신 등 보행약자가 서울로 접근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설치키로 한 것.

이날 서울로를 방문한 강남용(39·남·동작구)씨는 “유모차를 끌고 서울로를 이용하기 어렵다”며 “서울역에서 유모차를 이용해도 바로 올라올 수 있는 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를 탄 아내와 함께 서울로를 찾은 이원옥(65·남·경기 파주)씨는 “엘리베이터 시설이 좋지 않아 휠체어 사용자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하다”고 전했다.

전동휠체어를 탄 박승현(38) 대전장애인인권포럼 소장은 “진입로 경사가 낮아 휠체어를 이용해도 불편은 없다”면서도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이 서울로 내에 없어 불편하다”고 전했다. 이어 “엘리베이터도 작동하지 않아 중간에 서울로에서 빠져나가려고 해도 다시 진입했던 만리동이나 회현역 인근까지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고가보행로이다보니 공중 화장실을 설치할 경우 배수로 문제 등으로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며 “장애인 등을 위한 최소한의 화장실은 만들었다. 일반 시민들은 서울로와 연결한 대우재단빌딩이나 호텔 마누 등을 이용하면 된다”고 당부했다.

좁은 보행로…양산도 펴기 어려워

서울로는 기존 서울역 고가를 재생하다보니 서울역 고가도로 폭(10.3m)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곳에 645개의 크고 작은 화분이 있다보니 보행불편은 개장 전부터 지속제기됐고 이는 현실화됐다. 원형의 화단을 좌우로 분산배치하다보니 화단을 피해서 오가는 시민들이 어깨를 부딪치거나 유모차, 휠체어 등이 지나갈 때 잠시 걸음이 정체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선영(38·여·용산구)씨는 “유모차를 끌기엔 너무 좁다”며 “서울로 중간중간에 화분이 많아 가장자리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그 쪽은 너무 좁아 유모차를 끌고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높은 기온과 강한 햇빛으로 선글라스를 착용하거나 양산을 사용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양산 이용객이 늘자 서울로 운영단은 주변 이용객에게 불편을 줄 수 있으니 조심해달라는 안내방송을 하기도 했다. 이승연(24·여)씨는 “여름에는 햇빛을 피해 쉴 곳이 마땅하지 않아 이용이 꺼려질 것 같다”고 말했다.

20일 정식 개장한 서울로 7017(옛 서울역 고가도로)에는 오후 5시 현재 7만4000명이 방문하는 등 서울시민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 김무연 기자)
◇교통편의·조망권 등 ‘호평’


서울로는 지하철 1·4호선 서울역과 4호선 회현역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뛰어나다.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러 온 회사원 전민수(31·남·경기 부천)씨는 “화단이 여러군데 있어 불편하기는 하지만 이용객이 좀 줄면 괜찮을 것 같다”며 “도심을 높은 위치에서 볼 수 있는 곳이 흔치 않은데 데이트 코스로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역과 가까운 점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주은정(25·여·서울 구로)씨도 “그늘이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서울역 전체를 볼 수 있어 경관이 매우 좋다”며 “야경이 더 예쁘다고 하는데 다음에는 저녁에 방문하고 싶다”고 전했다.

인근 상인 ‘기대반·걱정반’

서울로 인근 상인들의 서울로에 대한 시선은 아직까지는 곱지 않은 모습이다. 서울로를 이용하는 시민이 많아야 상권 활성화를 기대해보지만 예측하기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남대문시장에서 도·소매 안경점을 운영하는 박모(60·여)씨는 “회현사거리의 신세계백화점에서 남대문시장까지 교통체증으로 20분이나 걸리는데 누가 오겠느냐”며 “오늘은 개장일이라 사람들이 많이 왔지만 앞으로 혹서기에 얼마나 많이 찾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림동에서 떡볶이를 판매하는 김모(62·여)씨는 “서울시에서 당초 관광객이 많아져 상인 매출이 늘 것이라고 해 기대감이 컸다”며 “개장 후 서울로를 올라갔더니 김밥과 비빔밥을 판매하는 곳이 있어 놀랐다. 가뜩이나 중림동 상권이 쇠퇴해 힘든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이용객들이 늘어나 인근 상권이 활성화되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시 “불편사항 지속 수렴해 개선방안 마련”

이날 초록색 조끼를 착용한 ‘시민안전파수꾼’들이 서울로 곳곳에서 시민 불편사항을 듣고 궁금한 점 등을 안내해주면서 원활한 이용이 가능토록 도왔다. 만리동 광장 인근에 위치한 서울로 관리사무소에서는 29대의 CCTV(폐쇄회로TV)를 모니터링, 서울로 곳곳의 문제점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화장실이나 서울로 이용 중에 비상상황이 발생해 비상벨을 누르면 관리사무소에 바로 연결이 가능해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다.

이충열 서울시 서울역일대발전기획단장은 “개장 초기에는 사람이 많이 몰려 보행상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며 “시민 이용추이를 지속 모니터링해서 불편사항을 지속 개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로에 대한 시민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이날 개장 이후 오후 5시까지 7만4000명이 서울로를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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