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한국형 '히든 챔피언' 아무나 될수없다

모뉴엘등 잇단사고로 기준강화 및 도덕성 검증절차 도입
한국형 히든챔피언, 세계 시장점유율 3위 안에 들어야
월드클래스300 선정부터 경영자 도덕성 평가
  • 등록 2015-03-29 오후 1:50:50

    수정 2015-03-29 오후 2:02:13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지난해 12월, 2012년 ‘히든챔피언’으로 선정된 가전업체 모뉴엘이 파산신청을 했다. 이 과정에서 2008년 이후 2조7397억여원의 90%에 이르는 매출액이 허위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모뉴엘을 히든챔피언으로 선정한 수출입은행은 모뉴엘에 신용 대출해 준 1000억원에 대해 전전긍긍하는 신세가 됐다.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던 기업에 적합한 심사 없이 히든챔피언이라는 감투를 씌워준 수출입은행의 자가당착이라는 지적이다.

이후 히든챔피언에 선정된 기업에 대한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이달에는 히든챔피언으로 선정된 플랜트 설비업체 우양에이치씨가 부도처리됐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우양에이치씨 재무제표에 따르면 미청구공사대금이 1674억7899만원에 달했다. 미청구공사는 말그대로 청구하지 못했는데 공사는 진행했다는 의미로 분식회계로 쓰이기도 한다. 우양에이치씨는 미청구공사가 많은 기업이었다.

수출입은행은 이런 우양에이치씨에 지난해 3분기 기준 연 1.60~2.31% 저리 247억 원의 운전자금 대출을 해줬다. 히드챔피언 감투를 믿은 것이다. 정책은행의 ‘특혜’ 지원을 우양에이치씨 경영진은 악용했다. 지난해 9월 박민관 전 대표이사와 김효남 재무담당이사가 회사 자금 138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고발당했다.

정부는 이런 성장통을 딛고 히든챔피언 제도를 정립하기 위해 히든챔피언 선정 기준을 통일하고, 대상기업의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히든챔피언 육성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윤리검증 절차를 강화한다. 중소기업청은 지난 27일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한국거래소 등 11개 지원기관과 업계가 참여한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 실무협의회’를 개최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29일 발표했다.

히든챔피언 육성사업은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소·중견기업을 발굴, 히든챔피언 후보로 선정하고, 대출금리 우대, 여신한도 확대 등 지원 정책을 통해 매출 1조원 이상, 수출 비중 50% 이상인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된 정부 정책이다. 올해 3월까지 한국형 히든챔피언으로 선정된 업체는 23개 업체며, 후보 격인 육성대상기업은 321개다.

한국형 히든챔피언 기준 계획=중소기업청
이번 합의에 따라 한국형 히든챔피언은 △세계 시장점유율 1~3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중 2% 이상(3년 평균) △매출액 대비 수출비중 20% 이상(3년 평균)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 업종평균 이상 △국내 특정 대기업 납품비중 50% 미만인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지난해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모뉴엘 사태’를 비롯해 최근 히든챔피언 육성 사업에 선정된 기업들이 배임·횡령 등 범법행위에 연루되는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기업 선정평가 및 사후관리 전반에 걸쳐 윤리·투명경영 확인 절차를 강화한 것이다.

월드클래스300 사업의 경우 올해 운영요령 개정을 통해 기업선정 단계에서부터 경영자의 준법 경영·평판 등에 대한 평가지표를 도입한다. 월드클래스300 선정 후 위반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거나 주요 임직원의 배임·횡령 등 범죄행위가 발생할 경우 정부에 통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선정기업 지정 취소 규정도 추진한다.

또 위법행위 발생 여부에 대한 검찰 등의 조사 결과가 통보될 때까지 지원효력 정지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보완하는 등 문제기업에 대한 다양한 제재 수단을 마련할 방침이다.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한국거래소 등 각 공공기관들은 올해부터 기업선정과 평가 시 경영자의 도덕성 및 평판 지표를 신설하고 경영자 인터뷰를 도입할 계획이다. 특히 수출입은행은 선정기준 강화뿐 아니라 기업의 현금흐름, 이자보상배율, 차입금 비중 등 주요 지표의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선정기업을 철저히 관리한다.

한편 이날 협의회 참가기관들은 기관별 지원사업의 기업 선정 평가 지표와 선정기업 데이터베이스(DB)를 공유해 히든챔피언 육성사업의 일관성을 확보해나가기로 했으며, 한국형 히든챔피언 기업 발굴을 위한 협동체계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철희 중소기업청 기업혁신지원과 사무관은 “아직은 구체적인 도덕성 평가 선정기준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제재 방침을 정확히 세울 수는 없지만 올해 하반기 전에는 작업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은 월드클래스300 선정을 취소하고 검찰에 기소가 되는 경우 지원을 중지하는 방안이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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