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1년 만에 ☆단 '묘미'…"'맥라렌'같은 식당 만들고파"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 신규 1스타 선정
'묘미' 서주원 대표·김정묵 총괄셰프 인터뷰
서주원, 유명 카레이서서 한식 파인다이닝 사업가로 변신
"내년 2월, 흰쌀밥 중심의 정찬 레스토랑 열 것"
  • 등록 2019-12-10 오전 9:04:38

    수정 2019-12-10 오후 1:28:31

한식 레스토랑 ‘묘미’가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에서 신규 1스타 레스토랑에 선정됐다. 사진은 서주원 묘미 대표(왼쪽)와 김정묵 묘미 총괄 셰프.(사진=묘미)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지난달 14일 공개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에선 9곳의 ‘신성(新星)’이 탄생했다. 특히 한식 이노베이션 부문의 ‘묘미(MYOMI)’는 개장한 지 불과 1년 만에 한식으로 미쉐린 스타를 따내 주목 받았다. 묘미의 대표와 총괄셰프의 독특한 이력도 한몫했다.

지난 5일 서울 논현동 묘미에서 서주원 대표와 김정묵 총괄셰프를 만나 그들의 요리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묘미는 지난해 11월 문을 열 때부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모터스포츠 선수로 이름을 날리던 서주원 대표가 요식업계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 카트 레이서로 모터스포츠계에 입문해 현재는 제일제당 레이싱팀 소속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KSF 제네시스20 클래스 챔피언, 2016년 슈퍼레이스 GT클래스 우승 등 카레이서로서 이력도 화려하다.

서 대표는 묘미를 차리게 된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야에 도전을 해보는 게 인생의 재미이기 때문에 그런 시도를 계속 했다”며 “특히 어렸을 때부터 음식을 좋아했는데 정식으로 요리를 배운 적은 없다보니 한계에 부딪혔다. 그래서 셰프들과 손잡고 원하는 콘셉트의 레스토랑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처음 서 대표가 손잡은 셰프는 오랜 지인이었던 장진모 셰프였다. 장 셰프 역시 공대 출신으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공계 출신 답계 분자 요리가 주특기이며 묘미 전엔 한남동 ‘앤드 다이닝’에서 실험적인 요리들을 선보였다.

장 셰프가 꾸린 팀과 서 대표가 의기투합해 직접 식당의 콘셉트부터 메뉴까지 하나하나 구성했다. 현재 장 셰프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묘미를 떠났다. 장 셰프의 수제자이자 묘미의 부주방장이었던 김정묵 셰프가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묘미의 주요 요리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감태샌드와 게살 타르트’. ‘먹물 초장을 곁들인 주꾸미’, ‘홍시를 곁들인 인절미 아이스크림’, ‘한우 등심 스테이크’ (사진=이성웅 기자)
김 셰프는 “미쉐린 스타는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만큼 (자리를 이어받은 게)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며 “‘묘미스러운’ 음식을 만들고 개발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묘미는 한국인 셰프에게 가장 쉬우면서도 어렵다는 한식으로 단품 메뉴 없이 코스로만 운영하고 있다. 인터뷰 전날 직접 맛본 묘미의 요리는 익숙한 듯 하면서도 새로웠다.

김 셰프는 “한국에서 한국 사람이 한국 사람에게 한식을 파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며 “외국요리와 달리 일반 요리부터 파인 다이닝까지 비교대상이 많지만, 한식이라는 틀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내·외국인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묘미의 요리에 대해 “코스의 구성에서 경험적인 측면을 중요시 여기는데, 내 경험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방식이다”며 “예를 들어 디저트로 나오는 홍시와 인절미 아이스크림은 어린 시절 땅에 떨어져 터진 홍시에 인절미를 찍어먹어 본 경험에서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 역시 묘미 요리의 원천이 되는 경험에 일조하고 있다.

그는 “셰프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메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며 “낚시를 가거나 특산물을 맛보는 걸 좋아하는데, 괜찮은 재료를 발견하면 이를 메뉴에 반영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낸다”고 했다.

서 대표는 물론 김 셰프를 포함한 평균나이 25세의 팀원들이 노력한 결과물이 이번 미쉐린 1스타였다.

서 대표는 이에 대해 “셰프들이 하나가 돼 1년 동안 묘미를 잘 이끌어 준 결과다”며 “내년 재평가에서 혹시 별이 떨어지더라도, 묘미는 궁극적으로 묘미만의 요리를 선보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공을 셰프들에게 돌렸다.

이날 서 대표는 미쉐린 가이드의 공정성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올해 미쉐린 가이드는 발표 전부터 공정성 논란 등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발표회장은 예년에 비해 신성들보다 미쉐린 가이드 자체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였다.

묘미의 주방을 책임지는 셰프 7명의 평균나이는 25세에 불과하다. 사진은 진민우 셰프(왼쪽부터), 김정묵 총괄셰프, 김호종 셰프, 이승현 셰프.(사진=묘미)
그는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3스타 레스토랑과 인스펙터(평가원)가 연관성이 있다는 의혹만 제기하면서 바라보는 이들에게 의문을 품게 했다”며 “대부분 1스타 업장들은 거액의 컨설팅 비용을 부담할 수도 없는 경우가 많은데, 별을 받은 곳 입장에선 모든 스타 레스토랑들이 안 좋게 비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묘미는 내년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흰쌀밥이 중심이 되는 한식 정찬 레스토랑에 도전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묘미만의 레시피를 활용한 좀 더 캐주얼한 식당을 구상하고 있다”며 “아직 이름은 정하지 못했지만, 내년 2월에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 대표는 카레이서답게 묘미를 ‘맥라렌’ 같은 식당으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맥라렌은 영국의 슈퍼카 브랜드로 양산 모델의 경우 가격이 4억원에 달한다.

그는 “맥라렌은 비록 판매량은 적지만 꾸준히 F1에 도전하면서 고유의 기술력을 증명하는 브랜드다”며 “묘미 역시 누군가를 모방하는 게 아니라 자체적인 테크닉과 재료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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