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튀김 환불’ 갑질에 숨진 母…고객, 오히려 억울하다더라”

  • 등록 2021-06-23 오전 10:05:56

    수정 2021-06-23 오전 10:05:56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새우튀김 1개 환불을 요구하는 악성 고객과 배달 앱 ‘쿠팡이츠’ 측의 압박에 스트레스를 받아 사망한 김밥가게 업주의 유족이 “고객이 오히려 억울하다고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캡처)
숨진 50대 업주의 자녀 A씨는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익명 인터뷰를 통해 “돌아가신 분보다 뭐가 그렇게 억울한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 해당 고객으로부터 연락받은 게 있냐는 물음에 A씨는 “전혀 없었다”며 “어머니가 쓰러지시고 난 이후에 아버지가 개인적으로 (고객에게)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그분은 인정을 안 하시더라. 왜 자기한테 그렇게 말을 하냐, 그쪽이 잘못해서 쓰러진 건데 왜 나한테 책임을 묻냐는 식으로 말하더라”면서 “(자신도) 억울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이츠) 관계자가 오늘 가게로 찾아왔는데, ‘할 말 없다’고 돌려보냈다”며 “(이미) 돌아가셨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인데 이제 와서 뭐 어떻게 하느냐. 정말 어이가 없었다. 초반에 대처를 잘했더라면 저희도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A씨는 어머니와 마지막 말도 나누지 못한 채 떠나보냈다며 “너무 억울하고 기가 막히다”고 했다.

그는 “근래에 건강검진을 하셨는데 이상 없고 건강하셨는데, (쓰러지고 나서) 뇌사상태로 병원에서 계속 의식 없이 계시다가 3주 뒤에 돌아가셨다”며 “쿠팡이츠와 고객과 그렇게 전화하다가 마지막을 보내셨다는 게 억울하고 답답하다”고 전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회원들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이츠 등 음식 배달앱의 리뷰·별점 제도가 블랙컨슈머(악의적 소비자)를 양산하고 있다며 이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동작구에서 김밥가게를 운영하던 A씨 어머니 B씨는 지난달 초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지난달 29일 사망했다.

B씨는 지난달 8일 고객으로부터 전날 쿠팡이츠를 통해 주문한 음식 중 새우튀김 1개를 남겨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색깔이 이상하다면서 환불 요구를 받았다. 그는 고객의 요구에 새우튀김 1개를 환불해 줬다.

B씨는 쿠팡이츠와의 통화에서 “(고객이) ‘세상 그따위로 살지 마,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어’라고 계속 말했다”면서 “내가 나이가 몇인데 아무리 장사를 하고 있어도 그건 아니잖아요”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고객의 항의는 환불을 받은 뒤에도 그치지 않았다. 고객은 쿠팡이츠를 통해 시킨 음식 전부를 환불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앱 리뷰에는 ‘개념 없는 사장’이라는 댓글과 함께 별점을 1점만 줬다. 별점 1점은 최저 점수다.

쿠팡이츠 측은 B씨에게 전화를 거듭해 고객과 통화 및 환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게 직원은 쿠팡이츠 측에 B씨가 쓰러졌다고 했으나 쿠팡이츠 측은 “동일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사장님께 전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직원이 재차 “(B씨가) 전화를 못 받는다”고 말하자 “전달 부탁드린다”, “알겠다. 추후에 조금 조심해달라”고만 했다.

논란이 커지자 쿠팡이츠는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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