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혐오시 강력한 처벌'법규에 명문화해야"

[코로나가 부른 外人 혐오]③
화우공익재단 이현서 변호사 인터뷰
"한국인, 혐오 범죄 분노하며 국내 이주민 차별엔 둔감"
"이주민을 도구로 인식…우리 사회 속 기여 인정해야"
  • 등록 2021-08-29 오후 8:30:00

    수정 2021-08-29 오후 9:09:39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를 막기 위해선 강력한 처벌조항을 법규에 명문화하는 등 제도적 보완에 나서야 합니다”

화우공익재단 이현서 변호사가 지난 17일 서울 삼성동 법무법인 화우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법무법인 화우)
화우공익재단 소속 이현서 변호사는 최근 서울 삼성동 법무법인 화우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주민 혐오’에 대해 이 같은 해법을 제시했다.

지난 2016년 변호사 개업 후 줄곧 난민·이주민 관련 공익 변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 변호사는, 최근 인천에서 50대 남성 2명이 아시아계 다문화 가정 2세 20대 여성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혐오 발언을 한 혐의로 벌금 100만원 약식명령을 받은 사건에서 피해자인 다문화 가정 2세 여성을 변론했다. 그는 “이주 배경인들에 대한 코로나19 발언을 모욕죄로 인정한 첫 사례”라며 “알려지지 않은 사례도 수없이 많다”고 전했다.

서구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시아인들에 대한 혐오 범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이주민에 대한 혐오 표현은 온라인 등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혐오 피해가 ‘내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어느 누구라도 소수가 될 때는 혐오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를 이주민과 연결짓는 배경엔 언론이나 정부에서의 잘못된 행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정부 부처의 한 장관이 방역 예방 활동을 한다면서 이주민 밀집 지역에 갔다. 그런 행동 자체만으로 코로나19 관련 이주민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가령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예방 활동을 한다면서 코리아타운을 방문했다면 우리로선 굉장히 차별적이라고 느낄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혐오의 배경엔 뿌리 깊은 ‘단일민족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이주민에 대한 차별은 사대주의적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고 그는 지적한다. 그는 “일부 방송에서 서양·백인 가족에 대해선 ‘글로벌 패밀리’라고 지칭하는 반면, 동남아 이주민 가족에 대해선 ‘다문화 가정’이라고 지칭한다”며 “우월적 존재를 특정해 놓으면 반대급부로 열등한 존재도 특정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이주민들은 우리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한국인들이 싫어하는 역할을 해 왔다. 3D 업종 취업, 농촌 결혼·출산 등이 대표적”이라며 “과거 이 과정에서 이주민들을 수단이나 도구로 바라보던 인식이 왜곡 발전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외국인을 비롯해 장애인, 약자 등이 차별을 받지 않도록 차별금지법 제정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차별금지법은 2007년, 2010년, 2012년 등 3차례에 걸쳐 입법이 시도됐지만 논란끝에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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