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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6시 20분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5만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 제13차 범국민행동대회를 열었다. 지난 주말 12차 촛불집회에선 올 들어 가장 추운날씨 등으로 참가인원이 전국 기준 14만 6000명 가량이었다.
당초 주최 측은 이번 집회를 헌재의 조기탄핵 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1월 총력집회’로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일 총 430억원대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법원의 기각결정으로 민심은 거세게 들끓었다.
이날 집회 주요 구호는 ‘박근혜 정권 퇴진해라’와 함께 ‘이재용을 구속하라’다. 시민들은 법원을 규탄하며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영장을 재청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퇴진행동 법률팀의 김상헌 변호사는 “법원이 재벌의 온갖 추악한 행태에 솜방망이 처벌을 해온 것이 오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불러왔다. 이재용 구속은 수십년간 지속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낼 첫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일반 시민들도 무대에 올라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부정한 현실을 바꾸자고 호소했다.
시민들은 오후 7시 30분부터 청와대 및 헌재와 함께 SK본사·롯데백화점·삼성타워 등 인근의 재벌 대기업 건물로 행진한다. 이들은 건물 앞에서 “재벌도 공범이다” 등 구호를 외치며 총수들을 겨냥한 ‘광화문 구치소’ 등 퍼포먼스를 펼친다.
본 집회에 앞서 다양한 사전대회들도 진행됐다.
오후 5시부터 시민 자유발언대가 열렸다. 경북 문경에서 온 성윤채(29)씨는 “대학에서 교양학을 전공한 뒤 2개월 간 중소기업에서 일하며 정규직 약속을 받았지만 신체부위 일부에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좌절됐던 아픈 기억이 있다”면서 “그런 면에서 최순실·박근혜·정유라가 촉발한 게이트로 많은 좌절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사회문제와 국정에 대한 관심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 193개 중대 약 1만 5500명의 경비병력을 투입해 집회 및 행진 관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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