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셔먼, 바이든 후 최고위급 중국 방문…충돌이냐 협력이냐(종합)

'2인자' 셔먼 부장관 25~26일 톈진 방문
中셰펑 이어 왕이 만나…"충돌 원치않아"
북핵논의 주목…바이든·시진핑 회담 첫걸음
  • 등록 2021-07-25 오후 3:52:24

    수정 2021-07-25 오후 9:07:52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사진=AFP 제공)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중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미국 국무부 2인자’ 웬디 셔먼 부장관이 25일(현지시간) 중국에 도착했다.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갈등을 좁힐 수 있는 생산적인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충돌 원치 않아…“생산적 대화, 솔직한 의견 교환” 기대

미중 양측의 발표를 종합하면 셔먼 부장관은 이날 중국 톈진(天津)에 도착해 1박 2일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정부 관리 중 최고위급의 중국 방문이다.

셔먼 부장관은 중국 외교부에서 대미 업무를 담당하는 셰펑(謝鋒) 부부장(차관급)과 회담하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만난다. 현재 정확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식 회담은 26일 이뤄질 전망이다. 셔먼 부장관은 지난 18일부터 일본, 한국, 몽골을 차례로 방문했으며 아시아 순방길에 중국을 포함했다.

셔먼 부장관의 방중은 두 나라간 갈등이 첨예한 와중에 이뤄져서 더 주목된다. 미중 고위 관리 간 대면 회담은 지난 3월 양국 관리들이 충돌했던 미국 알래스카 회담 이후 처음이다. 당시 미국 측 블링컨 국무장관과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석한 ‘2+2’ 고위급 회담이 열렸지만 양측의 기싸움 속에 공동 발표문도 내지 못했다.

알래스카 미중 고위급 회담은 본격적인 ‘신냉전 시대’를 알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중 양국은 그 이후로도 ‘강대강’ 기조를 유지했다.

이번 만남으로 양국이 화해 무드로 돌아설지는 미지수다. 중국 정부는 셔먼 부장관 방문을 이틀 앞둔 23일 반(反)외국제재법을 처음 적용해 윌버 로스 전 미 상무장관을 포함한 미국 측 인사 7명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미중은 대만 문제, 코로나19 기원 규명, 남중국해, 사이버공격 등을 놓고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날을 세우고 있다.

미국 측은 이번 회담 장소가 베이징이 아닌 톈진으로 결정된 것에 “전형적 회담은 아니다. 아주 새로운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지난 알래스카회담 때처럼 전면적인 충돌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회담 장소가 베이징이 아닌 것도 중국이 셔먼 부장관의 방중을 중시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철저한 방역정책으로 고위급 회담을 대부분 베이징 밖에서 진행하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4월 방중한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는 상하이로 갔고,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푸젠성 샤먼에서 왕 부장을 만났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따르면 워싱턴 소재 중미연구소의 사우라 굽타 연구원은 “(미중) 양측 모두 넘지 않을 선을 제시해 상대방을 안심시키려는 입장”이라며 “이런 지점에서 나는 이번 대화가 매우 생산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셔먼 부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진행한 전화 브리핑에서 “셔먼 부장관은 극심하고 지속적 경쟁이 충돌로 치닫기를 원치 않는다는 걸 강조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미중)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는 데 있어 가드레일과 한도가 있다는 걸 확실히 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리핑에 참석한 또 다른 당국자는 “이번 회담의 주요 목적은 양국 관계에 대한 솔직한 의견 교환”이라며 “구체적인 것을 협상하는 게 아니라 고위급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것이 목적”이라고 부연했다.

사진=AFP
대북 협력 가능성…“바이든-시진핑 회담 기초 첫 발걸음”

대북 정책과 관련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새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한 이후 접촉을 시도했음에도 북한의 반응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어서, 그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셔먼 부장관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9~2001년 대북정책조정관으로 일했던 북한 전문가다.

미 국무부는 대북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익이 맞으면 중국과 협력을 추구한다”며 “적어도 북한은 이익이 맞는 영역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중국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파악하기 위해 할 일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2일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셔먼 부장관은 한반도 평화 및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대북정책과 관련한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당부했다. 셔먼 부장관은 “한국과 미국은 허가(permission)가 필요없는 관계”라며 한미동맹을 바탕으로한 양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번 방중을 통해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외교가에서는 오는 10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정지작업 차원에서 셔먼 부장관이 중국을 방문한다는 분석이다.

두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축하 차원에서 한 차례 통화했지만 그 이후 따로 만나거나 대화하지 않았다.

웬디 커틀러 미국 아시아정책연구소 부소장은 미국 국무부 2인자인 셔먼 부장관의 방중을 통한 미중 외교 고위 당국자 회담에 큰 기대를 걸 수는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고위급 대화를 재개하고 이번 (가을) G20 정상회담에서 열릴 수 있는 바이든-시진핑 회담을 위한 기초를 닦는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첫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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