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前광복회장, 개인 목욕비도 법인카드로…보훈처, 추가 고발

국가보훈처, 광복회 특정감사 결과 발표
김 前회장 시절 만화사업 과다 견적
카페 공사비도 과다 계상 드러나
대가성 기부금 수수, 부정채용 의혹도
  • 등록 2022-08-19 오전 11:05:32

    수정 2022-08-19 오전 11:07:44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가보훈처가 김원웅 전 광복회장 사업 등을 특정감사한 결과 독립운동가 만화출판사업 인쇄비가 5억원 초과해 지급됐고 수목원 카페 공사비 9800만원 과다계상, 1억원의 대가성 기부금 수수, 기부금 목적 외 1억3000만원 사용, 2100만원 어치 법인카드 유용 등의 비리 혐의가 적발됐다. 특히 김 전 회장이 공고나 면접 없이 지인 7명을 임의로 채용하고 사후에 면접표를 허위로 조작하는 등 불공정 채용이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19일 서울지방보훈청에서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29일까지 감사인원 8명을 투입해 진행한 광복회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전경 (사진=광복회)
독립운동가 만화출판사업 5억 ‘과다’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우선 만화 출판 사업 책자 인쇄 과다 견적 사실이 드러났다. 광복회는 ‘독립운동가 100인 만화 출판 사업’을 추진하면서 성남문화재단 전 웹툰기획단장 A가 추천한 인쇄업체 H사와 2020년 7월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광복회 만화 사업 담당자는 2020년 8월경 기존 광복회 납품업체인 I사의 비교 견적을 통해 H사와의 계약금액이 시장가격보다 90% 이상 부풀려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게 조사 결과다.

그런데도 광복회 만화사업담당자인 B 및 C와 최종 결재권자인 김 전 회장은 추가 협상 등 H사의 납품가를 낮추기 위한 조치 없이 그대로 계약을 진행했다. 이어 2021년 2월과 5월 두 차례 추가 계약도 했다. 이에 따라 총사업비 10억 6000만원의 사업 중 광복회에 5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히고 이에 상응해 H사에는 5억원 상당의 이익을 제공한 의혹이 있다고 국가보훈처는 밝혔다.

‘독립운동가 100인 만화 출판 사업’ 관련 광복회에서 자체 확인된 35쪽 분량의 견적서 중 일부(출처=국가보훈처)
수목원 카페 공사비 9배 초과 지급

수목원 카페 사업에서도 비리 혐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복회는 지난 2020년 8월께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 내 ‘수목원 카페’ 수익사업을 추진하면서 2020년 10월 J사에 13.27㎡(공부상 4평) 규모 카페 인테리어 공사를 의뢰했다. 공사대금으로는 1억 1000만원을 지급했다.

공사업체는 고급 자재를 사용했고 광복회 요구로 카페가 위치한 건물에 대한 도장 및 개·보수를 시행했으며 바닥 공사 등 예상치 못한 공사 비용 발생으로 1억 1000만원이 소요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사 견적서’나 ‘검수 보고서’ 마저 제시하지 못했다.

이에 국가보훈처가 동종 인테리어 업체에 자문 결과, 고급 자재가 아닌 일반자재가 사용됐고 카페와 건물 전체에 대한 도장 및 개·보수 흔적을 찾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업체 주장대로 바닥 공사 등 예상치 못한 공사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적정 공사비는 1200만원(실평수 3평×400만원)으로 평가됐다. 즉, 적정 공사비 1200만원의 9배가 넘는 1억 1000여만원을 공사비로 지출했다는 것이다.

위법한 기부금 수수 의혹

김 전 회장의 위법한 기부금 수수 의혹도 제기됐다. 김 전 회장은 광복회 전 사업관리팀장 B에게 광복회 운영비를 확충할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B는 업체를 물색하던 중 자본금 5000만원의 영세업체인 L에게 가족회사라고 홍보해주고 40~50개의 업체 및 공공기관 등에 마스크 납품 등 사업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이에 이 업체는 2020년 11월 광복회 계좌로 1억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계약이 성사되지 않자 기부업체 L은 광복회에 판매처 추가 소개를 요구했고, 광복회에 항의 방문도 했다. 국가보훈처는 기부금 모집 경위와 동기, 급부 내용, 분쟁 경과 등을 고려할 때 기부업체 L이 광복회에 제공한 1억원은 대가성이 있는 위법한 기부금이라고 평가했다.

기부금 목적 외 사용 및 법인카드 유용 정황

김 전 회장의 광복회가 기부금품법을 위반한 혐의도 드러났다. oo금융회사가 독립유공자 및 유가족 대상 김치 나눔 목적으로 2021년 8월 광복회에 8억원을 기부했다.

그런데 광복회는 이 기부금 중 1억 3000만원을 운영비로 2021년 9월과 2021년 12월에 각각 집행했다. 기부금은 기부 목적이 특정된 경우 그에 맞게 집행돼야 하는데, 이를 운영비로 써 기부금품법을 위반했다는게 감사 결과다.

또 김 전 회장은 2019년 6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총 1795건, 7900여만원의 법인카드를 사용했는데, 업무와 무관하게 총 410건 2200여만원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본인이 운영하는 강원 인제 소재 oo약초학교 직원과 공사인부 식대로 비용을 지출하기도 하고 회장 개인용 반찬 구매나 수퍼마켓 등에서 281건, 1600여만원을 지출했다. 또 본인의 자택 인근 김밥집, 편의점, 빵집 등에서 118건, 500여만원의 법인카드를 썼다. 약값 및 병원비, 목욕비, 가발미용비 등도 11건, 40여만원 법인카드 결제 내역도 드러났다.

15명 중 7명을 전형 절차없이 채용

불공정 채용 의혹도 있다. 광복회 정원은 25명이다. 김 전 회장 재임시기인 2019년 6월 1일부터 2022년 2월16일까지 직원 15명을 채용했는데, 이중 7명이 공고나 면접 등의 전형 절차없이 김 전 회장 지시에 의해 채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면접 심사표는 채용 후 허위로 조작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국가보훈처는 이같은 불공정 채용 의혹은 형사법적인 위법성을 단정키 어려워 일단 고발대상 사실에서는 제외했다고 밝혔다.

조작된 면접 심사표로 추정되는 이○○ 전 사업관리부장(김원웅 전회장 지인, 전 열린우리당 남양주시 시의원) 심사표 (출처=국가보훈처)
국가보훈처는 “이번 감사 결과 밝혀진 비리 의혹들의 개별 사안이 엄중하고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김 전 회장 등 형법상 비위 혐의자 5명을 고발하고 감사 자료를 이첩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그 외 단체 운영상 부적절한 사항에 대해서도 기관경고와 제도개선 요구 등의 행정처분과 지도를 통해 확실하게 바로잡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 감사 종료된 국회 카페 사건은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이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전 회장의 파렴치한 범법행위는 단순한 부정부패를 넘어 역사의 법정에서 순국선열이 비분강개할 일”이라며 “광복회를 사조직화하는 등 궤도를 함부로 이탈한 범죄자에 대해 응당한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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